달려야 산다.
달려야 인간이다.
인류는 수십만년 진화의 역사를 통해 잘 달리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 그 결과, 인간의 몸은 오래 달리기에 최적화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꾸준히 달려줘야 제대로 기능하는 몸을 갖게 되었다. 문제는, 현대 물질문명이 발달하면서 더이상 열심히 달리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게 되었다는 점. 그래서 우리 몸과 생활의 미스매치가 시작됐다. 뛰어야 정상적 기능이 가능한 몸인데, 뛰지 않으니 몸에 문제가 생긴다. 질병이 생기고, 마음의 병이 생긴다.
불과 50년전만 해도 세상에 없던 현대 질병들이 생겨난 것은 달리지 않아도 되는 생활 탓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 움직이고 더 많이 먹으니 영양 과잉으로 인한 질병이 생겨났고, 혈류와 소화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달리기를 하지 않으니 몸 안에서 고장이 생겨나게 된다.
<Born to Run>이라는 책이 있다. 크리스토퍼 맥두걸이라는 하버드 출신의 AP통신 기자가 멕시코의 원시 부족 타라우마라 족의 생활을 취재하고 직접 함께 달리면서 체험한 것을, 과학적 연구결과를 곁들여 쓴 걸작이다.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하는 이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달리기에 대한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 책의 도입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가젤은 제일 빠른 사자보다 빨리 달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사자는 가장 느린 가젤보다 빨리 달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굶을 것이다. 사자든 가젤이든, 태양이 떠오르면 달려야 한다...... 인류를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가 다리에 의지해서 살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 왜 어떤 사람은 매일 아침 태양이 떠오르면 사자처럼 ..... 달릴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바닥에 발을 딛기 위해 진통 소염제를 한줌씩 삼켜야 할까."
캔서앤서는 여기에 대한 대답을 이제부터 하나씩 해 나갈 생각이다. 연중기획으로 △달리기와 진화 △달리기의 인문학 △달리기와 인체 △달리기의 정신적 가치 △잘 달리는 법 △조깅부터 마라톤까지 △헬스클럽 달리기 등으로 나눠 소소한 재미, 알뜰한 정보, 깊이있는 지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모든 질병을 달리기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기로 대표되는 '몸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많은 질병에 시달리게 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면역력의 해결사'이며 '치유의 운동'인 달리기를 함께 공부하면서,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건강한 몸을 되찾게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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