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좋은 운동이고 필수적 운동이다. 꼭 해야하는 운동이라는 뜻이다. 우리 몸은 달려야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진화했다. 우리 몸의 많은 기관들은 달리기 전용으로 만들어진 부품들이다. 달려야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 조직들도 많다.
그런데, 달리기를 극단적으로 하면 위험하기도 하다. 마라톤, 딱 우리의 한계를 실험하는 듯한 이 장거리달리기는 어떤 이들에겐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달리는 의사들'이 경고하는 마라톤의 위험과 대처법을 간단히 소개한다.
마라톤의 기원엔 급사(急死)가 있다
페이디피데스라는 사람이 있다. 그리스의 병사다. 기원전 490년 마라톤 평원에서 승전보를 갖고 아테네의 아고라까지 뛰었다. 그리고 그는 숨졌다. 마라톤의 기원이 된 이 장면은 또한 마라톤 급사의 첫 장면이기도 하다.
마라톤 대회가 많아지고 달리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사고도 많이 발생하게 됐다. 그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돌연사. 심장마비가 가장 심각하다.
현대인들의 심혈관은 매우 약해져 있다. 평소 달리기를 비롯한 심혈관 운동을 통해 단련돼 있어야 하지만, 그게 부족하니 혈류가 약하고, 혈관이 막힐 수밖에. 그런 상태에서 갑자기 무리해서 뛰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심장에 무리가 가게된다.
이들이 경기 도중 갑자기 숨지는 원인을 단적으로 말하면 대부분 심장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35세 이하의 연령층은 많은 수가 선천성 심혈관질환이 원인이고, 35세 이후의 장노년층의 경우에는 관상동맥 질환이 가장 많다.
달리는 의사들 <죽지 않고 달리기> 중에서
여러 검사에서도 드러나지 않던 부정맥이 긴 달리기 도중 나타날 수도 있다. 심지어 평소 열심히 준비를 했더라도, 대회 당일의 상태, 심리적 압박감, 날씨 등이 영향을 주어 심장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자신의 증세에 주목하라
달리는 동안, 자신의 몸에 주목해야 한다. 발바닥과 어깨, 무릎과 고관절 등등 몸의 골격과 관련된 부분들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슴속 횡격막 심장 등의 내부 기관들의 상태도 진지하게 들여다 보면서 뛰어야 한다.
자신의 몸 상태가 평소와 비교해 어떤지 끊임없이 살펴야 한다. 마라톤은 여러 차례 뛰어본 사람은 그날 5km쯤 뛰고 나면 그날의 기록을 짐작할 수 있다. 몸상태와 코스, 조건 등을 견주어 알아챌 수 있는 것. 그런 마음으로 건강상태도 체크해야 한다.
흉통, 가슴 두근거림, 짧은 시간의 의식 소실, 운동량에 비해 지나치게 격한 숨가쁨, 어지러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달리기를 멈추는 것이 좋다. 급사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들이시 때문이다.
건강하자고 하는 운동,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극단적으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나와 타인 살리는 심폐소생술, 꼭 배워둡시다
마라톤 대회는 진행팀에서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의료진을 대기시키거나, 앰뷸런스를 준비하고, 의료 패트롤팀을 구간 내내 운영하기도 한다. 자전거나 롤러스케이트를 탄 의료진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만명의 참가자, 42.195km라는 긴 거리, 3시간부터 8시간까지 다양한 시간대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달리는 개인들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면, 더욱 안전한 달리기 대회가 가능해진다. 안전을 위한 몇가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봤다.
먼저, 자신의 심혈관 질환에 대해 체크하자. 장거리 대회에 나가려면 최소한의 안전에 대한 점검으로 가족력 정도는 챙겨보고 결심하자.
그다음, 타인을 위해 응급조치 방법을 배워두자. 옆의 사람이 쓰러졌을 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안전을 위한 담보가 된다.
일반적으로 심장마비의 황금시간대는 4분 정도다. 곁에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을 8분에서 12분으로 늘려준다. 생사가 갈리는 것이다.
자신이 마라톤 매니아라고 생각한다면,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응급조치를 배워두자. 가능하다면 실습도 가끔해 비상시 당황하지 않고 써먹을 수 있게 익혀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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