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몸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우리 몸은 달려야 제대로 기능하는 구조로 진화했다. 그래서 신체 곳곳에 오랫동안 잘 달릴 수 있는 기관들을 갖추고 있다. 그러니까, 달리는 것은 생존의 조건이요, 치유의 행위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뛰면 되는 것은 아니다. 몸이 시키는 대로 달리면 안 달리는 것보다야 좋겠지만, 제대로 뛰어야 한다. 뭐든 그렇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칫 화가 될 수도 있다.
▶잘 달릴 수 있는 몸을 준비하자
차분히 몸을 준비하자. 평생 뛰지 않다가 갑자기 뛰겠다고 나서면 위험할 수 있다. 또 몸이 아픈 상태에서 뛰겠다고 나섰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질병에 감염될 수도 있고, 야외의 햇볕과 바람로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
몸무게가 너무 무겁고 근육이 약한 상태라면, 뛸 수가 없다. 그럴 경우, 하체의 힘을 기르는 기본적인 근력운동부터 해야 한다. 몸을 지탱할만큼의 힘을 기른 뒤 달리기를 시작해야 어느 정도 거리를 소화할 수 있다.
기상 조건도 중요하다. 너무 춥거나 더운 날은 야외달리기를 피해야 하고, 비가 오는날은 미끄러워 넘어질 수 있어 부상의 위험이 크다.
함께 뛸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물이나 간식 등 운반하면서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동행이 있다면 더없이 좋다. 아주 짧게 뛰는 게 아니라면 물과 휴식, 영양섭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한 달리기를 위한 8가지 수칙
달리기용품 전문 기업인 뉴발란스에서는 달리기 훈련을 위한 정보도 많이 생산하고 공유하고 있다. 뉴발란스는 마라톤을 앞둔 러너들을 위해 '부상없이 달리기 위한 8가지 안전수칙'을 공유하고 있다. 전문가들과 함께 만든 이 수칙은 누가봐도 타당하기 때문에, 8가지 수칙을 소개하고, 기자의 경험에 비추어 설명을 붙인다.
1. 달리기 장소를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달리기 좋은 지면을 선택하라는 것. 너무 무르거나 미끄럽지 않고, 평평한 곳으로 바퀴자국이나 웅덩이 없이 매끈하되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해 주는 지면이 좋다. 탄탄한 흙길이 있다면 최적의 장소이다. 잔디밭은 너무 푹신하거나, 가려진 면이 고르지 않을 수 있어 오히려 발목 부상의 위험이 있다.
2. 워밍업과 쿨링 다운의 중요성
대회를 앞두고 프로 선수들이 엄청나게 워밍업을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시작하자마자 빠르게 뛰기 때문에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한다. 아마추어라 하더라도 워밍업을 충분히 하면 근육염증을 막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 힘이 많이 빠질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약간 빠진 힘을 보충하고도 남을만큼 주로에서의 안전성을 확보해 준다. 달리기 후 쿨링 다운도 중요한데, 많이 사용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 외에도 심장마비 등 달리기 후유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마라톤 직후 심장마비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조사도 있다.
3. 스트레칭을 생활화하자
모든 운동이 그렇듯, 달리기도 유연성이 없으면 부상이 발생하기 쉽다. 달리기에 집중하려고 스트레칭 없이 바로 뛰는 사람들이 많은데, 평소 근육이 팽팽해져 있는 상태라면 정상 범위의 운동을 할 수 없다. 운동 효율도 떨어지고 부상 위험도 있다. 달리기를 하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인 아킬레스건염도 유연성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칭은 운동 후가 더 효과적이고, 너무 아플 때까지 뻗는 것은 좋지 않다. 편안한 스트레칭을 하루 3, 4회씩 습관화해 간단히 운동하면 좋다.
4. 훈련 스케줄의 효율적 운영은 필수
정해진 훈련 스케줄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특히 대회를 앞두고 오늘은 얼마큼 뛴다는 계획들을 갖고 있는데, 만약 그날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당연히 운동을 쉬면서 몸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리에 통증이 생겨도 마찬가지. 전날 너무 많이 달려 다리가 뻣뻣하다면, 다음날은 스케줄과 관계 없이 아주 조금만 뛰면서 몸을 풀어주고, 다른 근력운동을 하거나 푹 쉬는 것이 좋다. 훈련량이나 일정은 기본 계획은 세우되 몸의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5. 강약훈련, 훈련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힘든 훈련과 약한 훈련을 잘 섞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힘든 운동과 고통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강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강하게 운동했으면, 다음날은 약하게 운동함으로써 몸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힘든 운동을 이틀 연속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루는 길게, 하루는 짧게 달리는 것도 좋겠다.
6. 자신만의 페이스를 지켜라
마라톤을 준비하려면 몸이 강해져야 하고, 장거리달리기와 속도 훈련 등 필요한 것들이 많다. 기록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인 경우라면 더욱 능력의 한계를 높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훈련을 너무 자주하면 안된다. 자신의 페이스를 지켜야 한다는 것. 각자의 달리기를 잘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자신의 페이스를 알고, 그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다. 한번의 마라톤 경기 중에서도 그렇다. 초반에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너무 빨리 뛰면, 중반 이후 안전한 완주가 힘들어진다. 처음부터 빨리 달릴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서서히 속도를 높여야 오래 뛸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속도로 뛰는 사람도 있다. 훈련을 위한 달리기든 대회 달리기든, 다들 자신의 몸 스타일에 맞춰 뛰는 것이 필요하다.
7. 달리기 일지를 기록하자
달리기 일지는 우리의 운동을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거리, 페이스, 코스의 종류, 날씨, 신발, 기타 변수가 된 요소들 등을 기록해 가면, 재미있는 인생기록도 되고, 훈련 관리와 성과 측정에 큰 도움이 된다. 신체적 이상현상이나 부상 등도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면, 혹시 다쳤을 때 부상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포스트 등 SNS를 통한 기록도 쉬워져 활용해 볼만하다. 전자기기를 통한 기록과 글쓰기를 결합하면 좋은 통계자료가 된다.
8. 달리기 전문가와 친해져라
함께 뛰는 파트너가 자신보다 달리기를 잘 아는 사람이면 좋다.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 달리기 전문가의 글을 읽고 그들과 친하게 지내면 큰 도움이 된다. 달리기는 조건에 따라 수많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좋다. 다만,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는 그 경험에 함몰되기 쉽기 때문에, 그의 조언을 어느 정도 걸러서 들을 필요가 있다. 일단 부상을 당하고 나면, 의사를 비롯한 과학적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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