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항암치료를 모두 마친 지 이제 40일이 지난 사람입니다. 지난 항암치료 기간을 되돌아보니 놀랍게도 슬픔보다 감사와 행복이 떠오릅니다.

암 투병의 길 위에서 저는 참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 15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며 묵주기도와 묵상기도를 통해 깨달은 체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고통 속에서 다가온 말씀

지난해 5월 초, 저는 갑작스럽게 삼중음성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모든 일을 내려놓고 오직 치료에 집중해야 했던 그 시기, 성경 통독 중 만난 이사야 4110절의 말씀이 제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니 겁내지 마라. 내가 너의 힘을 북돋우고 너를 도와주리라. 내 의로운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리라.”

이 말씀은 항암치료의 긴 여정을 버티게 한 생명의 끈이었습니다. 두려움이 밀려올 때마다 저는 이 구절을 되뇌며 눈물로 감사했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저는 항암치료를 모두 마친 지 이제 40일이 지난 사람입니다. 지난 항암치료 기간을 되돌아보니 놀랍게도 슬픔보다 감사와 행복이 떠오릅니다. 암 투병의 길 위에서 저는 참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 15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며 묵주기도와 묵상기도를 통해 깨달은 체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항암치료를 모두 마친 지 이제 40일이 지난 사람입니다. 지난 항암치료 기간을 되돌아보니 놀랍게도 슬픔보다 감사와 행복이 떠오릅니다. 암 투병의 길 위에서 저는 참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 15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받으며 묵주기도와 묵상기도를 통해 깨달은 체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 계시다는 확신

항암치료가 시작되자마자 부작용은 거세게 찾아왔습니다. 목에서 복부까지 꽉 막힌 듯 음식이 삼켜지지 않았고, 오심과 구토, 체기로 인해 식사 전마다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당신의 아드님과 저를 축복하시고, 저와 함께 식사하시며 치유해주소서하고 기도드렸지만, 위장 장애가 너무 심해 결국 암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했습니다.

입원 후 두 달 가까이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해 수액에 의존하며 항암을 이어갔습니다.

입원 첫날 밤,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서 위아래로 토하기를 네 시간 넘게 반복하며 주님,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소서하고 기도하던 순간, 강렬한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습니다. 예수님께서 제 고통 속에서 함께 계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분은 전능한 하느님이 아니라, 채찍질당하시고 십자가를 지신 연약한 모습으로 고통의 주님으로 제 안에 계셨습니다. 그때 문뜩 깨달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지금도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고통당하고 계시기에, 그분의 사랑과 연민은 그렇게 크시구나.” 그 순간 저는 더 이상 혼자 아니었습니다. 두려움 대신 감사의 눈물을 흘렀습니다.

기적처럼 스며든 회복의 빛

하지만 시련은 쉽사리 멈추지 않았습니다. 석 달 만에 체중이 5kg 빠지고, 걷기 것도 힘들 만큼 쇠약해졌습니다. 게다가 항암제는 더 독한 약으로 바뀌었고, 주사를 맞는 중에도 구토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때 문득 이대로 끝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밤, 꿈속에서 저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키가 매우 큰 낯선 사제가 다가와 제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해 주셨습니다. 잠에서 깬 후 제 안의 생명의 엔진이 다시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올랐습니다. 며칠 뒤, 정말 기적처럼 저에게 맞는 부작용 완화약을 찾게 되었고,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수술과 방사선치료, 그리고 마지막 항암치료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투병하는 동안 저는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족, 친구, 교우들뿐 아니라, 저를 잘 모르던 분들까지도 격려와 기도로 저를 감싸주셨습니다. 그 사랑 덕분에 고통 속에서도 감사와 평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게티이미지뱅크
투병하는 동안 저는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족, 친구, 교우들뿐 아니라, 저를 잘 모르던 분들까지도 격려와 기도로 저를 감싸주셨습니다. 그 사랑 덕분에 고통 속에서도 감사와 평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게티이미지뱅크

사랑으로 다시 선 삶

투병하는 동안 저는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족, 친구, 교우들뿐 아니라, 저를 잘 모르던 분들까지도 격려와 기도로 저를 감싸주셨습니다. 그 사랑 덕분에 고통 속에서도 감사와 평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항암치료 중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온전히 내려놓음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제 안의 두려움과 마주했습니다. 그 안에서 조금씩 사랑으로 사는 법을 배워갔습니다.

만약 암이 아니었다면, 저는 여전히 바쁘다는 이유로 사랑을 미루며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제는 하루 중 일부를 말씀 묵상과 기도로 채우며, 이웃과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복된 고통, 고통의 신비

이제는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암은 제게 축복의 이름으로 찾아온 손님이었다고요. 고통을 통해 저는 생명의 소중함을 배웠고, 사람 사이의 따뜻한 마음을, 그리고 모든 순간 속에 희망이 깃들어 있음을 보았습니다.

지난 투병의 시간은 제게 고통의 신비를 체험하게 한 은총의 여정이었습니다. 고통은 분명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그 안에는 사랑이 싹트게 하는 생명의 힘이 숨어 있었습니다. 하루하루를 견디는 그 자체가 이미 기적이며, 사랑의 증거입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 서로의 빛이 되어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스토리텔러 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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