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 수치 12g/dL 이하면 빈혈
항암치료 환자 중 20% 수혈 받기도
암 환자가 등장하는 의학 드라마 등을 보면 꼭 나오는 장면이 있다. 암을 앓고 있는 환자가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다가 쓰러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암 환자 중 대부분은 빈혈을 앓고 있다. 특히 항암 치료 후 빈혈 증상이 심해진다. 2016년 병원역사대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노인 고형암 환자에서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 발현율 및 위험인자 평가' 연구를 보면, 252명의 암 환자(65세 이상) 중 항암치료 부작용이 발생한 이들은 103명으로 이중 가장 많이 나타난 부작용은 빈혈(51명, 20.2%)이었다.
◇항암제 성분에 의해 헤모글로빈 수치 감소
왜 항암 치료 중 빈혈이 발생하는걸까. 빈혈은 적혈구(혈액)의 공급과 함께 몸에 산소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적혈구는 헤모글로빈을 함유하고 있는데, 헤모글로빈이 몸 전체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가 12g/dL 이하일 때 빈혈로 진단된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항암제가 몸속에서 빨리 자라는 세포를 죽인다. 이는 골수에서 생겨나는 적혈구까지도 사멸 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항암 치료 후에는 적혈구 공급량보다 적혈구의 파괴량이 더 많아져 빈혈이 생긴다.
◇어지럼·집중력 저하·피부 창백 등 증상 다양
항암제 부작용에 의한 빈혈은 어지러움 증상 말고도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입술에 핏기가 없어지고, 잇몸과 손톱, 손바닥이 창백해진다. 한기(寒氣)를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일부는 숨이 가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빈혈 증상이 있을 땐 병원 진료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빈혈이 심하면(헤모글로빈 농도 6.5g/dL 이하) 수혈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2005년에 발표된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를 보면 항암 치료 중인 환자의 20%가 수혈을 요했다.
항암 치료를 받았다면 빈혈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빈혈 증상이 나타났을 때 대처법을 알아두는 게 좋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바로 일어나지 않고, 잠시 앉아서 쉰 다음 일어나는 게 좋다. 현기증을 피할 수 있어서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뿐만 아니라,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도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낮잠을 자는 것도 추천한다.
◇헤모글로빈 수치 확인 필요…철분 식품 섭취 도움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철분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음식은 조개(100g당 24mg), 굴(100g당 6mg), 소고기(100g당 2.5mg)와 돼지 또는 소의 간(100g당 8mg), 시금치(100g당 4mg), 브로콜리(100g당 1.5mg) 부추(100g당 2.9mg) 등이다.
철분이 든 음식을 먹을 때는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먹으면 좋다. 비타민C가 철분 흡수를 용이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탄닌 성분이 든 녹차나 홍차 등은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 탄닌 성분이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