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연재를 시작한 태극권 37식 같은 무술의 초식은 몇가지를 암기하고 있으면 혼자서도 반복해 수련하면서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다. 태극권 초식은 그 자체로서 몸과 기를 수련하는 단련과정이고, 부족한 근력운동을 보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37가지로 이름지어진 동작들로 구분되어 있는 37식의 제1식은 예비식과 기세로 이뤄져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예비식에 이어 기세를 설명한다. 

기세는 태극의 양의를 낳는 동작이다. 양의란 곧 음과 양. 음은 형태이고 아래에 있어 땅(지ㆍ地)이 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양은 위에 있어 하늘(천ㆍ天)이 돌기 때문에 산뜻하게 떠서 움직이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으로써 기를 운행해 단전에 가라앉히고, 기가 내부에 충만하면 양손을 기를 따라 띄워 올리는 동작이다. 이를 곧 '기로써 몸을 움직인다'고 말한다. 이러한 동작의 원리는 앞으로도 모든 초식을 지배하게 된다. 기를 행하여 몸을 움직이거나, 뜨거나, 가라앉거나, 열거나, 닫거나 모두 이 원칙에 입각해 진행된다. 

 

태극권37식 (1-2) 기세(起勢)

예비식의 자세에서 출발하는 기세는 손목의 미묘한 변화가 핵심이다. 먼저 물에 떠오르듯 팔을 들어올리고, 그 다음에 손끝을 앞으로 펴내며 팔목을 편다.
예비식의 자세에서 출발하는 기세는 손목의 미묘한 변화가 핵심이다. 먼저 물에 떠오르듯 팔을 들어올리고, 그 다음에 손끝을 앞으로 펴내며 팔목을 편다.

기세는 매우 간단한 동작으로 보이지만, 이 작은 움직임 속에 손목의 움직임이 여섯번 변한다. 손목 관절을 열어 느슨히 하고 천천히 진행해 보자. 

① 차렷자세로부터 예비식까지 한번 변한다.  예비식에서 기세의 양팔을 들어올릴 때 두 손목의 등이 돌출해 물 속에서 떠오르듯 올리며 손가락을 밑으로 늘어뜨려 두번째 변한다. 

② 손목이 어깨 높이에 이르렀을 때 또다시 기를 운행해 손가락을 편다. 뼈마디에 붙은 근육은 팽팽하지도 느슨하지도 않은 듯하여 세번째 변화를 이룬다. 

양팔을 거둬들이면서 팔목을 느슨히 접고 아래로 밀어내리면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면 기세가 끝난다.
양팔을 거둬들이면서 팔목을 느슨히 접고 아래로 밀어내리면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면 기세가 끝난다.

③ 양팔을 거두어들일 때 손목과 팔꿈치를 접어 가슴과 겨드랑이 앞에 이르게 한다. 이때 손가락을 다시 아래로 늘어뜨려 네번째 변한다.

④ 양팔을 다시 내려뜨릴 때 두 손목이 가라앉아 물속으로 들어가듯한다. 손가락 끝은 모두 수면에 둥둥 쓰듯 다섯번째 변화를 이룬다. 

⑤ 양팔을 내려 사타구니 옆에 이르러 원래의 위치로 돌아와 예비식처럼 된다. 이렇게 하여 여섯번의 변화를 이룬다. 

기세는 이렇게 손목의 변화에 중점을 둔 동작이다. 이 기세를 깨달아 느슨히 할 수 있으면 기를 손목에 관통시키는 것을 할 수 있다. 

도움말 :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

사진제공 : 이찬태극권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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