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은 기본적으로 치유의 정신을 담고 있다. 공부와 도(道) 닦기만 하는 도교의 도사들의 몸을 단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무술이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수련하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고, 인체의 모든 능력이 발휘되도록 하는게 목표다. '도인양생'의 도가 이끌어 생명이 건강해지는 수행인 것이다. 

18회에 걸쳐 주요 동작을 연재한 '테라피 타이치'는 태극권 동작 중에서 환우의 치유에 목표를 맞춘 동작을 모아놓은 것이다. 

▶치유의 태극권, 테라피 타이치

태극권의 기본적 동작들로 구성된 '테라피 타이치'는 환우의 건강 회복을 목표로 만들어진 운동이다.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이 한 대학병원과 손잡고 환우를 위해 창안한 초식. 운동 중 몸의 이동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지도 강사를 따라 좁은 공간에서도 함께 할 수 있다. 굳이 어렵게 외우지 않더라도 즉석에서 따라할 수도 있다.

테라피 타이치를 만든 이찬 명예회장은 "테라피 타이치는 간단한 수련으로 기운을 축적하고 몸을 추스리면서 얻는 치유효과를 통해 활력 넘치는 삶을 살고 호신의 능력을 쌓아가는데 목적이 있다"며 "온몸의 힘을 빼고 등골을 곧추세우는 예비기세부터 자연과 사물에서 얻은 통찰이 담긴 동작들을 따라 하다 보면 소생하는 몸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명예회장이 '쌍용강하'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명예회장이 '쌍용강하'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몸과 마음 다잡는 초급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면서 몸을 풀어주는 데 집중하는 부분이다. 기세로 자세를 잡은 다음, 처음 시작하는 동작은 쌍룡강하. 말 그대로 두 마리의 용이 하강하는 것 같은 마음으로 들어올린 양손을 내려뜨리면서 숨을 뱉어내고, 기운을 단전에 침잠시키면서 탁기(나쁜 기운)는 몸 밖으로 밀어낸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부분이다. 

초급의 주요한 동작은 도련후와 운수, 금계독립, 수휘비파 등이다. 동물들의 움직임에서 동작 원리를 가져온 무술들이 많이 있는데, 태극권에도 있다. 여기서는 원숭이와 닭이 등장한다. 종합적으로는 인간이 위대하지만, 자연의 동물이 갖고 있는 특정부분에서의 놀라운 능력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원숭이 쫓아내기라고 이름지어진 도련후는 사실 원숭이의 걸음을, 금계독립은 긴 다리의 조류가 서있는 모습을 차용했다. 자연의 움직임이 우리가 잊는 우리 몸 속의 기능을 자극하고 있다. 

진보반란추 대련동작.
진보반란추 대련동작.

▶기(氣) 움직이기를 배우는 중급

중급에서는 본격적인 무술의 영역을 살짝 맛볼 수 있다. 무술? 공격? 치유의 태극권과는 좀 거리가 있지 않은가? 그렇다. 그렇지만, 태극권의 공격기술은 힘을 키워 상대를 부수는 데 있지 않다. 기(氣)의 원활한 사용에 초점이 있다. 예를 들어 주먹을 지르는 동작은 주먹의 힘으로 때리는 것이 아니라 몸속의 기운을 온몸과 함께 뻗어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두 가지 공격 동작이 진보입추와 옥녀천사. 앞으로 나아가면서 주먹을 지르는 것이 진보입추이고, 상대의 공격을 흘려내면서 바짝 다가서 상대를 밀어내는 것이 옥녀천사다. 태극권의 공격 원리는 땅과 밀착된 다리에서 출발해 미묘한 시간차를 두고 몸 위로 기운을 끌어올리고, 몸 전체의 무게와 힘을 공격부위(손이든 팔이든 팔꿈치든)까지 전달하고, 마침내 몸 밖으로 쏘아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기운과 몸의 움직임이 원활해진다. 순환의 원활함, 이건 치유와 건강의 기본임을 모두들 알고 있다. 

쌍풍관이.
쌍풍관이.

▶몸의 모든 부분을 크게 쓰는 고급

몸을 열고 기운을 북돋아 내쏘는 것까지 수련을 하고 나면, 이제 실제적인 공격기술에까지 이르게 된다. 무술의 실용적 이유가 호신에 있기 때문에 이런 동작을 통해 호신의 기본을 익힐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동작을 한다고 싸움을 잘하게 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온몸의 구석구석을 다른 방법으로 움직여 주는 데 초점이 있다. 일반적 움직임, 체조의 동작과는 다른 방법으로 움직이면서 몸 안팎의 뭉친 부분들을 풀어준다. 

조금 살벌한 고급의 두가지 큰 타격술은 타호와 쌍풍관이다. 타호는 '우주좌타호'  '좌주우타호'처럼 팔꿈치와 주먹으로 호랑이를 때린다는 동작이다. 온몸의 무게와 속도, 발의 힘으로 밀어올린 전신의 힘으로 가하는 타격에 이어 온몸을 다시 틀면서 주먹으로 가격한다. 쌍풍관이는 이른바 '필살기'. 양 주먹으로 양쪽 귀를 가격하는 것. 원래는 손바닥으로 치는 것인데, 연습 때 다칠 우려가 있어 주먹으로 바꿨다. 이 기술을 통해 어깨와 허리, 양팔의 움직임이 극대화되면서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까지 풀어줘 원활한 몸을 만들게 된다. 자신감은 덤이다.  

도움말 :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

사진 : 이찬태극권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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