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의 핵심 출발권가인 태극권 37식은 람작미 ' 붕, 리, 제, 안'에서 시작된다. 람작미(攬雀尾)는 '붕, 리, 제, 안' 네 동작의 총칭으로, 팔뚝을 새 꼬리에 비유해 그 새 꼬리를 서로 잡음을 반복한다는 의미다. 한 바퀴 돌고, 또 돌고 계속 돌아가듯 거듭 수련할 수 있는 동작이며, 골반을 바로잡아 척추를 교정하고 심장, 폐, 소화기, 생식기, 내분비계 등 모든 부위에 효과가 있다. 또한 신경계의 이상이나 고혈압, 심장병에도 좋다.
람작미 '붕'은 앞에서 설명했고, 이번엔 '리'와 '제'에 대해 설명한다.
'리'는 풀어주고 화해하는 동작이다. 여기서 화해란 서로 손잡고 놀자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밀고 들어온 공세의 힘을 빼앗고 평평한 상황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그 상태에서 밀어내는 것이 '제'다.
'리'와 '제'를 할 때, 허리를 중심으로 몸을 돌리는 과정 내내 시선은 머리를 따라 똑바로 앞을 향해 보아야 하고, 허리가 멈추면 시선도 멈춘다. 허리와 함께 손도 따라 돌아야 한다. 허리가 안정되면 손의 움직임도 안정된다. 움직임의 여력이 아직 멈추지 않은 것을 '탕'이라 하고, 탕이 멈추지 않았을 때 다시 동과 연접하는데, 이것이 태극권 움직임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다. 둘 사이에 절대로 중간에서 끊어지면 안된다. 약간의 틈만 있어도 기운의 흐름이 끊어지는 것이다.
람작미 '리'
① 앞의 초식에 이어, 허리와 사타구니를 오른쪽 모서리 방향으로 약간 돌려가며 온 중심을 앞발에 실어 견고히 한다. 동시에 양팔 또한 허리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려가는데, 오른팔은 팔꿈치는 가라앉히면서 세우고 손목은 손바닥이 왼쪽을 향하게 하면서 세운다. 왼손은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뒤집으며 오른 팔꿈치 안쪽 옆으로 가져온다.
② 다음으로 중심을 왼발로 옮기면서 허리와 사타구니를 왼쪽 뒤로 돌려오며 견고히 딛는다. 양발과 양손은 움직이지 않는데, 그러면 양손은 자연히 허리를 따라 왼쪽으로 돌아오게 된다.
람작미 '제'
① 리에서 허리돌림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양손을 자연스럽게 내려뜨리며 그 움직임의 여력으로 계속 왼쪽 뒤로 움직여 왼손은 왼쪽 뒤에서 약간 들어올린 모양이 되고, 오른손은 가슴 앞에 드리운 '붕' 모양이 된다.
② 이어서 양손이 뒤를 행해 '탕'에 이르렀을 때, 오른 무릎을 즉시 앞으로 점점 굽히며 돌아오면서 견고히 하고 허리와 사타구니를 오른쪽 앞으로 향해 돌려온다. 동시에 양팔도 허리를 따라 '동'하고 '탕'하며 이끌어 돌아오는데, 오른팔은 가슴 높이로 들어올려 우붕식처럼 하고, 왼손은 오른발 힘과 서로 응하며 기를 연결시켜 허리를 따라 앞으로 밀어 내보낸다. 이때 왼 손바닥 중앙의 오목한 부분을 오른손 엄지 밑의 볼록한 부분과 서로 마주 보게 하여 닿을 듯 말 듯 하게 한다.
도움말 :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
사진제공 : 이찬태극권도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