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가

비로소 올려다 본

입추의 하늘

                                                  冷めゆくか

やっと見上げし

立秋の空

 

여름 내내 하늘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모자를 쓰고 양산을 받치고 땅만 보며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장마가 들면 얼굴이 젖고, 끝나면 눈이 부셔 더더욱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절기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입추를 맞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저녁으로 이따금 하늘을 봅니다.

구름은 엷어지고 그 사이로 펼쳐지는 파란 창공이 미소를 짓게 합니다.

힘들었던 여름이 있었기에 가을의 하늘이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하이쿠(俳句, haiku)는 17세기 일본의 마쓰오바쇼가 완성한 5·7·5 음율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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