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단백질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데도 커다란 덩치를 유지한다. 소가 자체적으로 체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람도 이런 합성 능력을 갖고 있다. 인체가 합성하지 못하는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이라고 하는데, 이건 따로 먹어야 한다. 필수아미노산은 세포조직을 재생, 치료하고 효소 및 호르몬과 근육을 형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력에 지장이 생기고 대사 장애가 온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아미노산은 소량의 육식으로 섭취할 수 있다. 꼭 동물성 단백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단백질 중 필수아미노산은 인체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섭취해야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 과잉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게티이미지뱅크
단백질 중 필수아미노산은 인체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섭취해야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 과잉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단백질을 먹는다고 해서 그게 다 근육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인체 소화계는 생각보다 복잡해서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아미노산으로 변형시킨 뒤 인체 구성 성분으로 쓰거나 에너지로 사용한다. 즉 단백질이 조직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한 과정에 몸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단백질은 곧 근육이라는 공식은 순진한 발상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체의 작용은 신비해서 풀과 같은 식이섬유마저 단백질로 변화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초식동물인 소와 코끼리가 그토록 우람한 덩치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인체의 주요 구성 성분 중에서 단백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체중의 약 16%다. 영양학적으로 총 열량의 10%만 단백질로 충당하면 인체를 유지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동양인은 하루 50g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이 정도의 단백질이라면 우리가 흔히 먹는 콩밥에 된장찌개로도 보충할 수 있다. 굳이 고기를 먹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단백질을 섭취할 때는 영양소와 독소라는 2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와 비슷하다. 화력이 좋기는 하지만 그을음을 많이 발생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체내에 그을음이 발생하면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우울증,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암 등 여러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사람은 음식을 먹어야 생존할 수 있지만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런 찌꺼기를 남기기 때문에 병에 걸리고 죽음이 이르는 것이다. 특히 탄소, 수소, 산소 그리고 질소를 포함한 단백질이 세포 내에서 에너지로 변환될 때 질소가 제거되는데,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라는 독소가 생성된다.

인체의 항상성은 혈중 암모니아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암모니아를 이산화탄소와 결합시켜 독성이 약한 노폐물인 요소로 변환시킨다. 요소는 최종적으로 오줌을 통해 체외로 배출된다. 언젠가 단백질 셰이크를 애용했던 연예인이 통풍으로 고생한다는 뉴스가 화제였는데, 통풍이 바로 혈중 요소의 농도가 높아져 생기는 병이다.

현대인의 다양하고 풍족한 식사, 육식을 많이 하는 식문화 속에서 단백질이 부족하기 쉽지 않다. 그보다는 단백질 과잉으로 인한 악액질(독소) 문제를 더 고민해야 한다. 암의 원인으로 동물성 단백질이 거론되는 시점에 닭 가슴살을 꼭 먹어야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동물성 단백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통풍, 암을 비롯해 신장결석, 신장염, 노화, 고혈압, 심장병, 관절염, 백내장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여성은 골다공증 위험에 노출된다.

식품 알레르기 중 유난히 단백질 알레르기가 많은 이유는 뭘까?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위장에서 소화액이 분비된다. 위를 거쳐 저분자화 된 음식은 소장의 장 융모에 흡수돼 인체 각 기관에 전달된다. 장내 환경이 나쁘면 장 융모에 염증이 생기고 이런 염증은 장벽에 크고 작은 구멍을 낸다. 장벽이 양파 망처럼 변하는 것이다.

아미노산 같은 작은 물질만 흡수하던 융벽이 이처럼 헐거워지면 단백질같이 커다란 분자까지 그 틈으로 흡수되는 일이 생긴다. 단백질은 혈액 속에 들어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인체 면역계는 이를 적으로 판단해 공격하기 시작한다. 단백질 분자의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정규군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잠자던 면역계까지 총 출동해 공격에 나서는데, 이것이 바로 면역과잉 상태다.

알레르기란 우리 몸의 면역과잉 반응으로, 그 자체로는 인체에 위험하지 않은 단백질 분자를 공격하는 일이다. 이게 심해지면 꽃가루, 곰팡이 포자까지 공격하고 나중에는 자기 몸을 공격한다. 이게 바로 자가면역질환이다.

다시 정리하면, 인체 면역계의 교란은 장 누수가 원인이며 장 누수는 장내 환경 악화가 원인이다. 그리고 장내 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범은 단백질이다. 고기, 달걀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방귀 냄새가 구리다. 단백질은 나쁜 세균의 먹이로 장내 환경을 극도로 황폐화시킨다. 그 밖에 장누수증후군은 오염 물질을 혈액 속으로 흘려보내, 당뇨, 간질환, 뇌졸중,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필수아미노산의 공급원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콩, 두부, 된장에는 질 좋은 필수아미노산이 대량으로 들었다. 통곡류와 견과류, 씨앗 류, 브로콜리 등 채소류와 과일에도 좋은 단백질이 많다. 채소의 경우 질 좋은 단백질, 질 좋은 탄수화물과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파이토케미컬, 효소까지 섭취할 수 있으니 다이어트와 건강에는 매우 유익하다.

1990년 미국 코넬대학교의 콜린 캠벨 교수팀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연구팀이 중국 정부와 손잡고 식사와 질병의 관계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실시했다. 식사와 질병의 연관성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대규모 연구로 평가받은 이 프로젝트는 중국의 오지마을이 다른 지역과 식습관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계획됐다.

연구 결과, 완벽하게 채식을 하는 마을과 동물성 식품을 적당히 먹는 지역 간의 질병 발생률 차이가 상당했다. 동물성 식품의 양이 늘어날수록 암이 증가했는데, 지방이 적은 부위나 재래식으로 키운 닭고기, 달걀을 먹은 지역도 결과는 비슷했다. 이런 통계는 아무리 질 좋은 단백질이라도 동물성 단백질의 과잉은 건강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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