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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바뀌네가을의 발뒤꿈치겨울이 보네季節替わる秋のかかとに冬が見える아침에 멸치육수로 맛낸 시래기 된장국에 김장김치 얹어 입맛을 살립니다.점심엔 해풍 머금은 과메기에 얼큰한 도루묵찌개로 추위를 달랩니다.저녁에는 꼬막무침에 매생이굴국으로 하루종일 얼었던 속을 풀어줍니다.아, 따뜻합니다. 겨울이 왔습니다.▶포토하이쿠(写真俳句, photohaiku)는 사진과 5·7·5 음율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가 결합된 콘텐츠입니다.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1.2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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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나는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는 사건을 맞이했다. 대장암(S결장암) 3기 진단. 그 순간부터 내 삶은 '암전(癌前)'과 '암후(癌後)'로 나뉘었다. 암 진단 이전의 삶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아니요”라고 말할 것이다. 암은 내게 고통만 준 게 아니라 인생 후반전을 새롭게 설계하는 ‘꿈’이라는 큰 선물을 주었기 때문이다.수술 직후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던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암에 대해 공부하면서 회복
홍헌표 라이프코치
홍헌표 기자
2025.11.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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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이다같은 아메리카노매번 다르다タイミング同じアメリカーノ毎回違う아메리카노를 어떤 타이밍에 즐기느냐에 따라서 그 맛이 달라집니다.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얼음이 모두 녹기 전인 첫 모금이 가장 맛있습니다.반면에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알맞게 식은 끝 모금이 가장 감칠맛 납니다.또한 차갑게 식은 아메리카노 맛은 마시는 내내 부드럽고 진합니다.많은 사람들이 "인생은 타이밍이다"라고 말합니다.인생에서 무엇을 하느냐 못지않게,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오늘도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행복한 삶을 위한 지혜를 얻어 갑니다. ▶토하이쿠(写真俳句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1.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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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을 하다무한 공감의 첫발무언의 설득耳を澄まし無限の共感へ無言の説得카사노바가 100명이 넘는 여인들의 마음을 유혹할 수 있었던 비결은무엇이었을까요?훤칠한 외모, 뛰어난 어학 실력, 해박한 지식, 탁월한 요리 실력 등이었을까요?아닙니다. 그 비결은 '경청'이었다고 합니다.오늘날에도 부모는 자식을, 교사는 학생을, 사장은 직원을, 마케터는 소비자를,정치인은 유권자의 마음을 유혹해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설득보다 경청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예나 지금이나 '말'로는 빚을 갚지만, '귀'로는 돈을 번다는 속담처럼 말입니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1.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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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가 4살 혹은 5살이었을 것이다. 겨울잠바를 새것으로 처음 획득한 때가 말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이었으니까 계절은 분명 겨울이었을테고.아버지가 우리 형제를 데리고 속초에서 고향 남해로 가려던 참이었던 것 같다. 내가 태어나 아버지의 고향집으로 처음 방문하는 것이니 까까옷으로 겨울잠바가 마련된 것이었다.출발하는 어느 날 새벽, 나에게 생애 처음으로 겨울잠바가 입혀졌다. 그 전에도 겨울잠바를 입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새것으로는 분명 처음이었다. 새 겨울잠바는 황토색이었고 속에 솜이 들어 있어 폭신폭신했고, 소매와 허리
전문가 칼럼
홍헌표 기자
2025.11.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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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새롭듯골프도 같은 샷은한 번도 없다生きるたび(いきるたび)同じ打(う)ちはなく風のまま골프라는 운동을 하면서단 한 번도 같은 샷을 경험해 보지 못할 겁니다.같은 골프장을 여러 번 방문해도,매번 샷은 처음 대하듯 낯설게 느껴집니다.날씨가 다르고, 잔디의 상태가 바뀌고,공이 놓이는 위치가 항상 불규칙하기 때문입니다.무엇보다 샷을 하는 나 자신의 몸 상태가 어제와 같지 않기에더더욱 생소하고 새롭습니다.이처럼 우리가 반복하는 일상 또한 골프의 샷과 같이매일매일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어쩌면 골프의 샷과 우리 삶의 이치는늘 처음이라는 지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1.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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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남편이 항공사에서 온 안내 문자를 보며 말했다. ”마일리지 써야 하는데 제주도 여행 갈까?“제주도? 제주도는 어렸을 적에 가족여행으로 다녀왔던 단편적인 기억만 남아있다. 항상 가보고 싶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계속 미뤄두었던 여행지였다. 그래, 제주도로 가자!제주도를 생각하니 제일 먼저 떠오른 곳이 성산 일출봉이었다.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높은지도 모르고 말로만 들어봤지만, 그냥 성산 일출봉에 가고 싶었다. 그냥 일출이 보고 싶었다. 아니, 떠오르는 해의 에너지를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 치유
공실이=스토리텔러
2025.10.3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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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스치고 지나가는구름과 같네今この時かすめて過ぎる雲のよう처음 만났을 때는 영원할 것만 같았던 친구였습니다.그 순간이 지난 지금은 동생이 되어 버렸습니다.아쉽지만 그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는 격려만을 남깁니다.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곧 만나게 될 형에게는 후회가 없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당부를 전하고 싶습니다.영원히 변하지 않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순간은 없는 것 같습니다.▶포토하이쿠(写真俳句, photohaiku)는 사진과 5·7·5 음율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가 결합된 콘텐츠입니다.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0.2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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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흔히 말하죠.“시간은 돈이다.”하지만 정말 그럴까요?시간은 단순히 흘러가는 숫자가 아니라,삶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순간입니다. 인생에는 흐름이 있습니다.웃을 때가 있고, 울 때가 있고,붙잡을 때가 있고, 내려놓을 때가 있습니다.그 모든 시간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과정의 시간이죠. 어쩌면 우리가 후회하는 이유는흘러가는 시간만 붙잡고,그 안에서 오는 의미의 순간을 놓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시간은 단순히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에요.“지금 이 순간, 너는 무엇을 배우고 있니?”“무엇을 놓아야 다음으
마음 치유
이금희=스토리텔러
2025.10.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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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패와 숙성사람의 관계 또한다르지 않다酸敗と熟成人の仲もまた変わりゆく와인은 산소를 차단하는 산패와 산소를 공급하는 숙성의 과정을 거칩니다.전문가들은 와인의 맛이 산패와 숙성의 '균형'을 통해서 결정된다고 합니다.즉 완전히 상반되는 두 개의 과정이 화학적으로 조화를 이루어낼 때에만,비로소 최상의 맛을 내고 가장 고가의 상품성을 지니게 된다고 말합니다.그러고 보면, 사람과의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지나치거나 소원하지도 않은 '균형'의 조화가 관계의 질을 가늠하듯이 말입니다.▶포토하이쿠(写真俳句, photohaiku)는 사진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0.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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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랐던상상의 놀이공원다시 갔으면夢育つ幻の園へ帰りたい소년에겐 영화 속 이야기로 지어낸 마음속 세계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휴일이면 어김없이 대한극장에서 꼬박 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그곳은 묵직한 문을 사이에 두고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게 만들었습니다.눅눅한 먼지 냄새, 군중들이 내뿜는 체취, 필름의 기름 냄새 등등.컴컴한 암흑 속에서도 눈이 부실 정도로 강렬한 한줄기 빛이 쏟아지면, 소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인물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내주었습니다.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아직도 소년의 꿈은 자라고 있을지 모릅니다.▶포토하이쿠(写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0.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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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담그다가슴속에 묵히며평생을 먹네思い出を胸に漬け込みて生涯食す매화꽃 피면 메주를 꺼내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을 찰랑찰랑 채웁니다.우려낸 소금물을 체로 걸러 약불에 달여 내면, 간장이 만들어집니다.살면서 쌓아온 수많은 일들도 정제를 하면, 간장과 같은 추억이 남을 겁니다.먹거리 양념에 간장이 빠질 수 없듯이, 인생에서도 추억은 삶의 조미료와 같습니다.어쩌면 추억 덕분에 인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오늘도 추억을 담가 소중히 간직하며, 두고두고 꺼내 먹겠습니다.▶포토하이쿠(写真俳句, photohaiku)는 사진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10.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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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당에주렁주렁 가을이영글어 가네田舎庭(いなかにわ)たわわに実る秋の恵み아침에 된장 넣고 푹 끓인 아욱국에 햅쌀로 지은 밥을 먹습니다.점심엔 연탄불에 노릇노릇 구운 전어에 소금구이 대하를 곁들입니다.저녁에는 살이 꽉 찬 꽃게탕을 끓여 얼큰한 국물에 밥까지 맙니다.아, 살이 찝니다. 가을이 왔습니다.▶포토하이쿠(写真俳句, photohaiku)는 사진과 5·7·5 음율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가 결합된 콘텐츠입니다.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09.2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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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 폭폭 칙녹음 덮힌 기찻길 잘도 걷는다チクチクポッ緑に覆われた線路を行く"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 폭 칙칙 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도심을 가로질렀던 경의선 철길. 지금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숲길로 바뀌었습니다.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려는 사람들에게는 벤치를 내어주고, 운동 부족으로 건강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길을 밟게 합니다.'기찻길 옆의 집엔 아기들이 많다'는 다산을 뜻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경의선 숲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모두 젊어지는 것 같습니다. ▶포토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09.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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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고향집 벽에 태엽으로 가는 낡은 괘종시계가 있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최대한 멀리 되돌려 보아도 그것이 벽에 붙어 있었으니 나보다 먼저 태어났을 것 같다. 특별한 고장은 없었지만, 특이한 성격을 지녔던 이 괘종시계는 오래도록 버티다가 내가 중학생 즈음에 유명을 달리하여 버려졌을 것이다.그 특이한 성격이란, 희한하게도 시계 몸통을 반시계 방향으로 살짝 기울여 놓지 않으면 태엽을 많이 감아 주어도 이내 시계추가 멈추는 것이었다. 기울이는 각도가 절묘하였던지라 조금만 비틀어져도 괘종시계는 투정을 부리듯 작동을 멈추었다.그 괴팍
전문가 칼럼
하태국 전문의
2025.09.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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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추억잊고 살아가는가별일 있기를大切な思い出忘れ良きことよ며칠 전, 진천에 사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후배는 내게 별일 없냐고 물었고, 나는 별일 없다며 무심히 대답했습니다.그러자 후배가 농다리를 건너며 했던, 몇 해 전의 대화를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여긴 별이 쏟아지네. 넌 별 볼일이 많아서 좋겠다.""별 보고 싶으면 별일 없어도 자주 내려오세요."나는 별 볼일 있기를 바라는 후배의 의중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조만간 잊고 있던 그날의 별을 다시 보러, 별일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포토하이쿠(写真俳句, photoh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09.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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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전에 더많이 사랑합시다현생의 인연忘れる前にもっと愛し合おう今世の縁지금 내 곁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지나온 과거로 갔다가 돌아와서는 몰래 아파했습니다.그리고 홀로 미래를 살고 와서는 당신을 정성껏 보살피려 합니다.당신이 나를, 내가 당신을 잊게 되는 그날까지, 모든 순간을 아쉬워하며, 당신과 함께 한 번 더 살겠습니다.▶하이쿠(俳句, haiku)는 17세기 일본의 마쓰오바쇼가 완성한 5·7·5 음율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입니다.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09.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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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맞춰 물을 주며 하루하루 커가는 것을 지켜보던 장미나무와 아이비를 시부모님 댁으로 보내고 나니 일상이 무료해졌다.책상 한 구석에 놓여 있던, 동생이 주고 간 바질 씨앗이 눈에 들어왔다. 바질을 심어볼까? 인터넷에서 바질이 씨앗부터 키우기 쉽고 잘 자란다는 글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작은 접시에 키친타월을 깔고 물을 적셔서 바질 씨앗을 몇 개 톨톨 털어놓아야지. 아뿔싸! 씨앗 봉투에서 바질 씨앗이 쏟아져 버렸다. 이미 키친타월이 젖은 상태였기에 다시 씨앗을 주워담을 수 없었다. 에휴, 그냥 길러야겠다. 며칠이 지나자 깨처럼 작은 크기
마음 치유
공실이=스토리텔러
2025.09.0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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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를 놓다곡절의 세월만큼아름답구나刺繍をして波乱の歳月に美しさよ여든이 넘으신 어머니는 남대문시장에서 무명을 끊고, 형형색색의 실 꾸러미와 바늘 한 쌈을 사서 시외버스에 오르십니다. 집에 오시자마자, 얼른 밥 한술 뜨시고는 한 땀 한 땀 수를 놓으십니다. 사연 많았던 세월은 화분을 빚고, 삭혀온 아픔은 줄기로 무성해지더니, 자식에게 쏟아부었던 한없는 사랑은 애틋한 꽃으로 만개했습니다.어머니는 다음 주에 또 남대문시장에 가신다고 합니다. ▶하이쿠(俳句, haiku) : 17세기 일본의 마쓰오바쇼가 완성한 5·7·5 음율의 세상에서 가장
마음 치유
윤용=스토리텔러
2025.09.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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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병동에서 환자 보호자가 어머니 드리려고 가져온 바나나를 나눠 주셨다. 치아가 좋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잇몸으로도 씹을 수 있는 바나나가 참 좋은 효자 음식이다. 의무기록을 작성하다가 키보드 옆에 놓인 그 바나나를 무심결에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입안에 부드럽게 녹아드는 단맛과 함께 문득 어릴 적 바나나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어릴 적(1980년대 초반) 바나나는 무척 귀하고 비쌌기 때문에 구경하는 것도 어려웠다. 바나나 실물을 직접 본 적은 없었으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과일이라는 환상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언젠가 우리 동
전문가 칼럼
하태국 전문의
2025.08.25 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