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이 고위험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사실이 5월 18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최근 배뇨 이상 증상을 호소해 정밀 검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전립선에 작은 결절이 발견돼 조직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립선암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측은 성명을 통해 “암은 뼈까지 전이된 상태이며, 글리슨 스코어는 9점으로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며 “매우 공격적인 형태이지만 효과적인 관리와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립선암 악성도 판단 기준 ‘글리슨 스코어’ 어떻게 계산?
바이든의 병리 결과에 언급된 ‘글리슨 스코어(Gleason Score)’는 전립선암의 악성도를 평가하는 병리학적 지표다.
암세포의 형태와 분화 정도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데, 현미경으로 관찰한 조직 패턴 두 가지를 각각 1~5점으로 평가해 더한 값이다. 총점은 일반적으로 6점에서 10점 사이로 나타나며, 수치가 높을수록 암세포는 더 비정상적이고 침습적이다.
예를 들어, 병리의사가 가장 널리 퍼진 암세포 패턴을 4점, 두 번째로 많은 패턴을 3점으로 평가했다면 글리슨 스코어는 7점(4+3)이 된다. 같은 총점 7이라도 3+4와 4+3은 예후가 다르다. 앞자리의 점수가 더 높은 경우, 암의 공격성이 더 강하다고 평가된다.
글리슨 스코어 8~10점은 고위험군, 7점은 중간 위험군, 6점 이하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바이든의 경우 9점으로, 전립선암 중에서도 가장 악성도 높은 범주에 해당한다. 특히 글리슨 스코어 9점 이상이고 뼈 전이까지 확인된 경우, 적극적인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 전립선암 환자도 꾸준히 증가…생존율은 96% 넘어
전립선암은 고령 남성에게 특히 흔한 암으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전립선암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2만754명으로, 전립선암이 남성암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연령표준화발생률은 84.2명(10만 명당)이며, 65세 이상 남성에선 182.1명(10만 명당)으로 고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 뚜렷했다.
전립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6.4%로 매우 높은 편이다. 병기가 국한된 상태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생존율이 103%에 이르기도 하며, 이는 일반 인구와 비슷한 수준의 생존율을 의미한다.
2022년 기준 전립선암 유병자는 14만7618명으로, 전체 암 유병자의 약 5.7%를 차지했다.
초기 증상 거의 없어…정기검진이 중요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진행됨에 따라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소변 줄기 약화, 잔뇨감, 야간뇨 등 배뇨장애 ▷ 소변 또는 정액에 피가 섞이는 경우 ▷ 성기능 변화(발기부전, 사정통) ▷ 골반·허리 통증, 체중 감소(전이 시)
이런 증상은 전립선비대증 등 양성 질환과도 비슷하기 때문에 PSA(전립선특이항원) 혈액검사와 직장수지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아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