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경공(熊經功).
곰이 움직이듯 우리도 움직인다.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면서 깊고깊은 내공을 쌓아가는 움직임이다. 웅경공은 태극권의 기본 움직임인데 화타의 오금희에서 유래한다. 곰은 신화적인 동물이다. 우리나라의 단군신화가 대표적이고 세계적으로 토템동물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설적 명의인 화타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즐기면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금희라는 도인법을 만들었다. 다섯가지 동물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은 동작들인데, 곰, 호랑이, 사슴, 원숭이, 새 등 다섯 동물이다. 다섯 동물의 놀이. 당시로서는 의사들도 못 고치는 환자들에게도 건강을 선물하는 비법처럼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태극권에 들어온 곰의 움직임
오랫동안 중국무술에 포함되어 있던 웅경공은 근세에 와서 정만청 선생이 간단하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으로 만들었다. 양팔을 늘어뜨리고 다리를 벌리고 서서 몸통을 양쪽 방향으로 번갈아가며 틀어주는 이 간단한 동작의 정신과 방법을 정만청 선생이 정리했다.
1. 웅경은 곰이 늘 하는 움직임처럼 좌우로 허리와 등골을 쉼없이 비틀어 돌리는 것. 아침과 저녁 식후 30분 쯤 지나서 5분~15분까지 시간을 늘려가면서 서서히 편안하고 즐겁게 움직이면 된다.
2. 웅경을 할 때 곰처럼 머리를 숙이면 안된다. 시선은 반듯하게 하고 머리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몸과 허리를 돌리는 것이다. 반드시 마음과 기는 함께 단전에 모으고 발바닥은 땅을 꼭 밟아야 한다.
3. 웅경을 할 때 양발은 명확히 허실로 나누어 무거움은 산악과 같고 가벼움은 기러기 털처럼 해야 한다. 허리가 왼쪽으로 돌릴 때는 체중을 모두 왼발에 실어야 한다.
일상에서 적용해야할 곰의 움직임
예로부터 훌륭한 장수의 조건으로 범의 어깨, 곰의 허리를 말한다. 그만큼 듬직하고 탄탄한 허리가 힘의 근원이 됨을 지적하는 말이다.
일상에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바른 자세로 살아가고 싶다면 허리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허리를 중심으로 한 복부비만 같은 현대병들이 골치거리인 시대라면 허리운동은 더욱 중요하다. 허리를 끝까지 돌려주는 이 간단한 움직임을 통해 내장과 몸통을 분리시켜 내장의 활성화를 가져다 준다. 면역력의 본부인 복부내장이 활성화되면 당연히 온몸의 면역력도 올라가게 된다.
곰처럼 진중하지만, 유연하고 천천히 움직이는 이런 동작을 하다보면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스트레스도 잊게 되기 마련. 면역력 강화가 대세인 요즘, 고대의 지혜와 자연의 혜택, 그리고 태극권의 요결이 어우러진 웅경공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심신을 가라앉히는 계기를 얻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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