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거울을 보시죠? 거울에 보이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걸 의심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거울을 통해서 나를 보는 거지요. 나는 나를 볼 수 없습니다. 느낄 수만 있습니다. 느끼는 ‘나’, 나의 ‘몸’을 거울을 통해 확인합니다. 거울은 그대로 동시에 비춰 주지요.

'미러링(mirroring) 댄스'는 내 앞에 있는 파트너가 거울이 되어 비추어 주듯이 똑같이 움직임을 하는 춤입니다. 나의 제스처와 움직임을 가르치듯이 따라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가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공감하는 춤입니다.

그래서 순차적이지 않고 동시 다발로 움직임이 이루어집니다. 상대방, 즉 파트너가 느낀 정서가 나의 정서가 될 수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직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뇌와 정서의 연결이 움직임으로 반응하게 되는 춤입니다.

이 움직임은 뇌가 몸을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지, 뇌와 움직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게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정서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이 정서적 공유와 공감이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데 중요한 다리가 되게 합니다. 대부분 이 공감이 잘 안 되어서 갈등을 겪고, 협력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느껴집니다.

두뇌가 어떻게 이런 것들을 잘 작동하도록 하는지에 대한 연구에서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는 뇌세포가 발견되었고, 이것은 두뇌와 정서, 움직임의 관계를 관찰하는 방법뿐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을 이해하게 합니다. 이것은 몸이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여겨 생각, 이성, 논리를 우위에 두고 몸을 하찮게 여긴 그 동안의 문명, 몸과 정신의 분리, 이원론의 세계를 다시 보게 합니다.

‘'미러링 댄스’는 인류의 오랜 질문인 몸과 생각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특히 우리 인간은 얼마나 ‘공감’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는 움직임입니다. 바꿔 말하면 ‘거울 뉴런’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타인과 ‘정서 단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증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단절되어 있는데, ‘거울 뉴런’은 이러한 단절의 원인을 탐색하도록 돕고 새로운 영감을 제공합니다.(크리스티안 케이서스의 책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공감하는가’에서 인용)

이런 ‘거울 뉴런’의 기능을 이용한 ‘미러링 댄스’는 파트너의 움직임을 보면서 동시다발로 반응해서 움직입니다. 눈은 파트너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눈을 깊이 보기만 할 뿐입니다.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따라 하려고 애쓰거나 두리번거릴 필요가 없습니다. 눈만 깊이 봐도 몸의 정보를 다 읽습니다. 몸 안의 모든 정보들을 번개보다 빠르게 ‘거울 뉴런’이 지휘자처럼 지휘하여 정서가 움직임으로 나오게 합니다.

미러링 댄스는 '거울 뉴런'을 이용합니다. 눈은 파트너의 움직임을 보는 게 아니라 서로의 눈을 봅니다.
미러링 댄스는 '거울 뉴런'을 이용합니다. 눈은 파트너의 움직임을 보는 게 아니라 서로의 눈을 봅니다.

그리고 서로 같은 움직임을 하고 있는 서로의 몸은 공감하며 감동합니다. 공감과 감동은 우리의 내면, 무의식까지 파고들어 해독제 역할을 하고 창조적 본성을 자극하며 끌어냅니다. 공감하고 감동할 때 우리의 온몸과 마음, 영혼은 재미있어 합니다. 신납니다. 살아나는 거지요. 세포 안에서 미토콘드리아가 활성화되어 면역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것이 우리 몸의 메커니즘이지요.

신체와 정신을 분리하여 대할 때 신체 기능은 제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내 신체가 가진 모든 원래의 기능을 잘 사용하게 해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뇌는 공감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공감하지 못 하거나, 공감받지 못할 때 뇌와 몸은 상실감으로 우울하겠지요. 움직임, 표현도 몸의 일부입니다.

'미러링 댄스'는 움직임을 찾아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모든 생명체가 가진 반응력으로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하고, 그 반응에 따라 영감을 얻어 즉흥적으로 움직임을 하게 되는, 결국 자기 자신의 내적 욕구에 깊이 귀 기울이고 그것을 필터링 하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창조성이 살아나게 되는 춤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 깊은 치유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움직임, 특히 표현하는 춤은 미적 감수성을 넘어 화학적 재료가 아닌 자연적인, 스스로 면역제로 비타민처럼 복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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