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꼬리쳐 보신 적 있으세요?
제가 대학에 다닐 때 남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여학생을 향해 “꼬리친다”고 질투의 화살을 보낸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꼬리치는 게 건강에 참 좋은 몸짓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꼬리춤에 숨은 놀라운 작용이 알려지면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집에서 일터에서 꼬리를 치며 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아지들이 주인을 반기고 사람들을 환영할 때 꼬리를 흔드는 거 보셨지요? 어떠세요? 기분이 좋아지죠? 행복감이 들고 웃음이 납니다. 기계적으로 꼬리를 흔들거리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강아지가 꼬리칠 때, 강아지의 표정, 감정, 움직임, 몸짓을 보면 정말 경쾌하고 부드럽습니다. 화나고 거칠 때의 에너지와 정반대입니다. 이렇게 부드러운 에너지로 우리 몸에 있었던 퇴화된 꼬리, 꼬리뼈를 살살 흔들면 꼬리춤이 됩니다.
그런데 막상 꼬리춤을 알려주다 보면 꼬리보다 골반을 움직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꼬리를 치는 움직임과 골반을 흔드는 움직임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다릅니다. 골반을 통으로 흔드는 것이 아니라 꼬리뼈에 마음을 두어 아주 섬세하고 부드럽게 살살 흔들어 보세요. 이때 물결처럼 꼬리뼈를 흔들면 진동이 천골을 통해 척추, 즉 요추와 흉추, 경추, 두개골까지 전달됩니다. 또한 골반을 넘어 몸 전체로 파동이 번져 갑니다. 그래서 꼬리춤은 파동을 일으키는 파동춤이라고도 합니다.
이 파동이 천골(薦骨,sacrum)로 전해지면 천골 부위에서 유래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척추로 번져갑니다. 척추는 목에서 등, 허리, 엉덩이에 이르는 뼈의 결합으로 우리 몸을 지탱하고 그 내부로 척수 신경을 흐르게 하여 뇌와 온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척수는 척추 내부에 흐르는 중추신경으로 감각, 운동, 자율 신경 등을 담당하며 척수 신경은 총 31쌍으로 목, 등, 허리, 엉치, 꼬리신경으로 나뉘게 됩니다.
천골의 위치와 기능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천골은 골반을 구성하고 척추와 다리를 연결하는 엉치뼈입니다. 천골은 역삼각형 구조로 척추뼈 가운데 허리뼈와 꼬리뼈 사이에 위치하고 다섯 개의 뼈가 유합되어 구성되며, 이곳은 척수신경 중 다섯 쌍의 신경이 흐르는데 이 신경들은 각각 대장과 방광, 생식기 계통에 관여합니다.
또한 천골은 방광염, 치질, 냉증, 정력감퇴, 생식기 질환, 불감증과 관련 있으며 방광과 자궁, 생식기 건강에 가장 중요한 부위입니다. 그래서 천골 신경을 중추신경에 있는 오르가즘 사령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듯 꼬리춤은 꼬리뼈를 흔들어 천골 신경이 생식기 계통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파동이 척추를 타고 뇌까지 연결되어 척수신경이 활성화되는데 발화점이 됩니다.
다시 말하면 꼬리뼈만 살살 흔들어 주면 그 파동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여 척추와 신체부위로 쉽게 흘러가도록 하는 가성비 높은 기능성 춤입니다. 건강해지고 기분 좋아지는 반가운 춤입니다.
앞으로 ‘1일 3꼬리춤’은 어떨까요?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 밥 먹듯이 꼬리춤을 살살 추어 면역력을 키우고 행복한 표정, 행복한 미소를 몸에 장착하시면 어떨까요? 꼬리춤을 출 때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생기게 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