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미국에서 비만 환자가 급증하자 지방 섭취를 줄이자는 캠페인이 일었다. 워낙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미국인이다 보니 지방만 줄여도 살이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적극적인 캠페인에 힘입어 스테이크, 피자, 햄버거, 베이컨, 버터 등을 이전보다 10% 덜 먹게 되었다.

지방을 줄인 결과는 어땠을까? 미국인은 날씬해졌을까? 안타깝게도 캠페인 이후 미국에서는 비만 인구가 3배로 증가했고 심장병 발병률 또한 5배 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미국인들은 지방 섭취를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지방의 빈자리를 캐러멜, 사탕, 빵, 초콜릿, 케이크, 탄산음료, 페트병에 담아 파는 주스 등 정제 탄수화물과 당분으로 채웠다. 단편적인 방법으로 비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게 패착이었다.

무조건 지방 섭취만 줄여서는 비만이 해결되지 않는다. 정제 탄수화물과 당분을 많이 먹으면 살이 빠지지 않는다./unsplash
무조건 지방 섭취만 줄여서는 비만이 해결되지 않는다. 정제 탄수화물과 당분을 많이 먹으면 살이 빠지지 않는다./unsplash

지방 섭취는 견과류와 씨앗 형태로도 가능하다

여러 번 강조하는 것이지만 단편적인 방법으로는 결코 건강해질 수 없으며 비만도 해결할 수 없다.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현대인은 오메가3와 같은 좋은 지방을 꾸준히 섭취해 영양 불균형에 대처해야 한다.

견과류에는 오메가3는 물론이고 오메가6와 같은 필수지방산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평소 땅콩, 호두, 아몬드, 피스타치오, 해바라기씨, 캐슈너트와 같은 가공되지 않은 견과류를 꾸준히 섭취한다면 지방 섭취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어떤 이는 견과류가 지방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비만 유발 위험이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견과류가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할 확률은 매우 적다. 땅콩의 소화율은 15%가 채 되지 않는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견과류는 체내에서 흡수되지 않은 상태로 배설된다.

견과류뿐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자연식품은 좀 많이 먹는다고 해도 인체에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인체는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 뒤 쓰고 남은 것은 배설하기 때문이다.

해바라기씨와 같은 씨앗류와 호두, 아몬드 같은 견과류는 건강에 아주 좋은 식물성 필수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해바라기씨와 같은 씨앗류와 호두, 아몬드 같은 견과류는 건강에 아주 좋은 식물성 필수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견과류는 식물성 지방이기 때문에 동물성 지방과 달리 호르몬 분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장수의 비결은 간단하다. 호르몬 분비를 지연시켜 대사를 느리게 한 뒤 몸에 독성 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성장기 어린이에게 동물성 지방 대신 하루 한 줌의 견과류를 먹이면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두뇌가 발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특히 아이들은 반드시 생견과류와 씨앗류를 통해 필수지방산을 섭취해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생견과류를 먹는 사람들은 견과류를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절반에 불과했다. 또한 견과류와 씨앗류는 동양인, 서양인 할 것 없이 두루 도움이 되며 노인에게도 뇌 건강에 도움을 주어 치매를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과류와 씨앗류는 정상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살이 찐 사람은 지방을 덜 먹고 마른 사람은 많이 먹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때 견과류를 적절히 섭취한다면 체중 조절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방 섭취량은 개인의 몸무게와 몸에 축적된 지방의 양, 운동량에 좌우된다. 조엘 펄먼의 임상 연구에 의하면, 적당한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의 경우 하루 60g 정도의 지방 섭취가 적당하다고 한다. 이는 전체 칼로리의 30%에 해당되는 양이다.

성장기인 10대나 운동 선수의 경우에는 하루 지방 섭취량을 120~180g 정도로 늘려도 무방하다. 활동이 많은 경우에는 에너지 대비 지방의 비율을 40%로 잡아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임산부나 수유 중인 여성은 비록 과체중이더라도 하루 50~60g 정도의 지방 섭취는 필수다. 비만인 사람도 최소 30~60g의 지방을 섭취해야 하며 마른 사람은 60~120g을 먹어야 한다.

물론 살이 찌고 싶은 사람은 지방 섭취량을 더 늘려야 한다. 운동량이 늘어 근육이 발달한 경우에도 근육의 요구에 의해 충분히 먹어야 한다. 만약 운동에 의한 근육의 요구가 아닌 입맛의 요구대로 지방을 섭취한다면 결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러나 너무 말라서 살이 찌고 싶은 사람이라면 견과류와 씨앗류를 통해 건강한 지방을 보충할 수 있다.

견과류는 한 줌 가량의 양을 채소, 과일과 함께 먹거나 식간에 먹어야 한다. 아무리 몸에 좋은 견과류라고 해도 식후에 바로 먹거나 간식으로 한 봉지씩 과식하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 또한 견과류, 씨앗류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무리해서 먹을 필요가 없다. 싱싱한 과일과 채소만 잘 챙겨 먹어도 인체가 필요로 하는 정도의 지방은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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