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캐모마일프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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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졸업생은 강하고 멋진 사람”

“혀를 잘라야겠는데?” 진료실에서 만난 의사의 첫마디였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던 20대 여성에게 청천벽력과 같이 내려진 암 진단.

28세에 설암 4기를 진단 받은 작가 한유경 씨가 암병동 생활을 지나 사회에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엮어 에세이를 발간했다. 암 경험자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다.

대학원 졸업과 꿈에 그리던 직장 입사를 눈앞에 둔 그녀는 4기 암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대로 향했다. 혀 절반을 절제하고 허벅지 근육으로 잘라낸 혀의 절반을 만드는 수술을 받고 암병동 생활을 시작했다. 암 치료는 생각한 것과 무척 달랐다. 수술로부터 도망쳐보기도 하고, 공황과 불안장애에 허우적거리기도 했으며, 실재하지 않는 것들과 이야기하기도 했다.

작가는 말을 할 수 없었던 시간을 홀로 보내며 읽고 쓰는 시간으로 채웠다. 책에는 암을 진단받은 순간부터 수술대에 오르기까지, 그리고 항암 치료를 받고 암 환자로 일상에 적응해가는 과정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담겨있다. 함께 의미를 합치며 살아가는 삶을 위해 혼자의 시간 동안 쓴 글을 다듬고 묶어 발간했다.

한유경 작가. /사진=캐모마일프레스 제공
한유경 작가. /사진=캐모마일프레스 제공

책을 통해 암 치료를 마치고 세상으로 나온 모든 졸업생은 강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암 투병 과정을 통해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됐다고 밝혔다. 상처를 감추기보다는 극복하기 위해 충분히 애쓰고 있다는걸 공유하고 응원받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작가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암병동 졸업생에게 말한다. 얼마나 강하게 버티고 있는 사람인지 알고 있다고. 그래서 당신도 멋지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책 제작 과정에서도 암 환우를 위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돋보인다. 책은 기존의 책들과 다르게 FSC 인증 제지, 식물성 콩기름 잉크, 무알코올 인쇄, 친환경 파우더 등을 사용한 친환경 인쇄로 제작됐다. 작가는 "항암제로 손끝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도 책을 붙잡는 환우들을 보며 친환경 인쇄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15,000원/캐모마일 프레스/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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