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폐를 비롯한 호흡기관뿐만 아니라 뇌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현지시각 9일)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학 면역학자인 이와사키 아키코 박사의 연구팀이 코로나바이러스19와 뇌 감염에 대한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두뇌에 침투하면 뇌의 복제기능을 통해 번식하고 주변의 산소를 빨아들여 뇌세포를 괴사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카 바이러스도 뇌세포를 공격하는데, 이 때는 몸의 면역체계가 반응하여 지카 바이러스와 맞서 싸운다.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직접 뇌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 주변의 산소를 빼앗아 세포 스스로의 사멸을 초래하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반응하지 않는다. 지카 바이러스보다 훨씬 은밀하고 조용하게 뇌를 감염시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뇌에 침투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전환효소2(ACE2)를 이용해 세포에 침투하는데, 폐에서는 이 단백질이 많이 발견되지만 뇌에서는 ACE2를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코나 눈, 또는 혈액을 통해 뇌에 침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사키 박사의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뇌 조직, 실험 쥐, 오가노이드(뇌 구조를 모방한 실험용 뇌세포 클러스터)를 이용해 뇌세포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두뇌의 신경세포(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의 양이 많이 줄어들었다.
뇌에 코로나19바이러스를 주입한 실험용 쥐는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더니 6일 만에 사망했지만 폐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주입된 쥐에게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폐 감염보다 뇌 감염이 훨씬 더 치명적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해당 연구가 진행되기 전에 상당수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어지러움과 섬망 및 망상 등의 뇌 이상 증상을 보고했었다. 아직까지는 이런 증상이 직접적인 뇌 손상 때문인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합병증 때문에 일어난 증상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두뇌를 침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일반적이었는데 해당 연구로 인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도 감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