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운동, 운동 안 하는 것보다는 와병률 낮아
"운동을 하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병원에 입원하는 와병률이 줄어든다. 그리고 지나친 운동보다는 적절한 걷기 수준의 운동이 더 좋다." 당연해 보이지만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이 말에 대한 실증적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건강생활실천의 건강 및 의료비 효과 분석과 예방 중심 건강관리정책 방향’(오영호 연구위원) 연구보고서는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걷기 운동 수준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사람의 와병 경험률과 와병일수가 더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1만49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한국의료패널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국인의 의료실태와 건강상황 등을 조사한 연구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와병 경험률(질병 등으로 누워 지낸 사람의 비율)은 6.1%로 추정됐다. 반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 수치가 2.9%로 50%이상 감소했다. 운동 종류별로 보면,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은 3.4%, 중등도 운동을 하는 사람은 3%,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은 2.6%의 와병률을 보였다.
와병일수는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3.1일이었는데, 운동을 하는 사람은 1.7일로 절반 수준으로 짧았다. 이 또한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1.9일)보다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1.7일)이 더 짧았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병에 덜 걸렸고, 그중에서도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이 더 건강했다는 것이다.
"격렬한 운동 한 사람, 흡연-음주가 와병에 영향 미쳤을 수도"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응답한 사람 중 담배를 피거나 피웠다가 끊은 사람 비율이 높았고, 현재 술을 마신다고 답한 비율도 다른 운동을 한다고 말했던 사람들보다 높았다. 이런 요인이 와병 경험률과 와병일수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는 운동은 건강 수준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일반적인 가설을 뒷받침하며, 운동을 하는 사람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건강 수준어 어느 정도 더 좋은지를 계량적으로 입증하고 있다"며 연구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어떤 운동이든 운동을 하는 사람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와병 경험률, 와병일수, 만성질환 상태 지수, 그리고 주관적인 건강 지수 모두에서 건강 수준이 좋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결론지었다.
어떤 운동을 했느냐보다는 운동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에 따라 건강상태 차이가 훨씬 크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