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심리에세이 전성 시대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나 심리상담 전문가가 아닌 개인도 우리 마음의 문제를 다룬 책을 쓰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한다.
뒤집어 보면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나이와 성별, 직업에 관계 없이 마음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크든 작든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한참 전에 받은 책인데 최근에야 읽기 시작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정엽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의 책이다. 책 이름은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이다.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자기결정권 연습’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인데, 꽤 오랜 시간 동안 내 삶의 키워드가 되고 있는 마음건강과 직결된 주제여서 정 원장의 글 한 문장 한 문장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내 마음을 등한시 한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은 뒤로 하고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것, 남들이 내게 하길 바라는 일을 삶의 1순위로 올려 놓는다. <중략>
내 마음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선행해야 할 일은 마음의 빈 공간을 점검하는 일이다. 여태까지 마음을 돌본 적이 없다면 당신이 몇 살인지와 상관없이 새삼스럽게 자신을 관찰하고 발견하고 이해해줘야 한다. 그제야 비로소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등 떠밀리지 않고 단단하게 나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삶의 주도권을 찾게 된다는 말이다.(프롤로그: 내 마음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심리학의 시선 중)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와 함께 몸건강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암전문 언론 ‘캔서앤서’에 칼럼을 쓰고 있는 장정희 맘통합심리상담센터장이 늘상 내게 하는 말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나만 빼고 남을 살핀다. 나의 몸과 나의 맘은 어떤지 안중에도 없다. 그러다가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해 당장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내 마음을 내가 결정하는 일이다. 결코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이 내게 집어 넣어준 마음(타인의 마음)과 내 마음을 혼동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겐 실제 내 마음이 뭔지를 알아차리는 일부터 간단치 않다.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부터 실천해보려고 한다.
필자 정정엽 원장은 환자 치료 외에 한 가지 일을 더 하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정신건강 전문지 <정신의학신문>의 발행인이다. 일반인들에게 정신의학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동료 의사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_ 내 마음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심리학의 시선
1장_ 내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나를 모른 채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
내 삶의 결정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세상을 흑과 백, 두 가지 색깔로만 본다면
바쁘다가 곧 아프다는 말이다
평가받지 않을 권리, 평가하지 않는 연습
우리가 쉽게 빠지는 생각의 함정
2장_ 내 감정을 읽는 연습
감정이 없으면 결정도 없다
다양한 감정의 그릇을 갖는다는 것
나의 감정 패턴 파악하기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감정: 우울, 불안, 분노
학습된 감정: 죄책감, 수치심
상황에 맞는 올바른 판단을 하는 법
감정 뒤에 숨은 생각
3장_ 나를 넘어트리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은 어디에서 올까?
마음의 덫, 생각의 뿌리
나는 사랑받을 수 없어: 정서적 박탈감
나는 아직도 부족해: 엄격한 기준
나는 특별해: 특권의식
4장_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결정합니다
나에 대한 감각 회복하기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
행동의 이유를 안다
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
5장_ 무엇에서든 자유로운 삶을 위하여
가면 뒤에 마음을 숨기는 습관
인정받고 싶지만 매달리기는 싫어
감정을 해치는 말, 감정을 위하는 말
관계를 끝맺는 연습
한때 소중했던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할 때
나는, 당신은, 그리고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에필로그_ 우리의 삶은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