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의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을 FDA(미국식품의약국)가 의사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밝히며, 임신부는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과 세계보건기구(WHO)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WHO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사이에 일관된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성급한 결론은 대중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의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한국 존슨앤드존슨 자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의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한국 존슨앤드존슨 자료

유럽의약품청과 미국산부인과학회도 WHO와 같은 입장을 발표하며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폐증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특정 약물 복용 하나로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임신 중 고열을 방치할 경우 유산이나 기형 같은 심각한 위험이 생길 수 있으며, 타이레놀은 임신부가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안전한 해열진통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열 등 다양한 증상에 널리 쓰이는 해열·진통제 성분이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통증과 열을 완화하며, 소염 작용은 거의 없다.

다른 소염진통제에 비해 위장관 출혈 위험이 낮아 임신 중에도 필요시 사용할 수 있는 1차 선택 약물로 권고되어 왔다. 다만 가능한 최단 기간, 최소 용량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다.

논란의 핵심인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과의 연관성은 지금까지 여러 연구에서 다뤄졌지만,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관찰 연구에서 연관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으나, 최근 스웨덴에서 진행된 대규모 형제 비교 연구(JAMA)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 발병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도 타이레놀과 태아의 자폐증 발생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는 25일 "최근 미국 정부의 '타이레놀'에 대한 발표와 관련해, 현재 시점에서 국내 임신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기존 사용상의 주의사항대로 의사,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복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임신 초기 38℃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며 "다만, 복용량은 하루에 4,000mg(밀리그램)을 넘지 않도록 한다"고 권고했다.

해열진통제 중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성분의 약도 있는데, 이 약들은 태아 신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 20~30주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량·최단기간으로 사용하고, 임신 30주 이후에는 복용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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