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23년 8월 난소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 경험은 마치 그물 안에서의 훈련과도 같았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심리적·경제적 어려움까지 동반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머리 탈모를 겪어 보았고, 수면제도 복용해 보았고,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달라며 부르짖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고통은 저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전달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재발 걱정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걱정과 두려움은 동시에 저에게 새로운 성장의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외상 후 성장’처럼 깊은 고난 속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고 단단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여정은 저 혼자만의 길이 아닌, 언제나 저와 함께 계신 하나님께서 지켜주셨음을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주님을 더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더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속적으로도 여러 변화를 경험하였습니다. 암 환자 관련 연구에도 참여했고, 공모전에도 도전했고, 암 환자들을 위해 마련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활동과 움직임은 암 환자들에게 또 다른 힘이 되는 에너지원임을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암이라는 질병은 거듭 맞닥뜨리면 우울해질 수밖에 없고,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건강하게 추적 관찰에서도 통과될 수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바로 찢어지지 않는 그물에 걸린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이 그물은 성막에 나오는 그물입니다.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예수님을 통해 이루실 구속의 언약을 의미합니다.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장면은 성경에서 두 번 볼 수 있는데, 누가복음에서 그물을 던졌을 때는 그물이 찢어지지만 요한복음에서의 그물은 찢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배를 통해 이 말씀을 들었을 때 ‘아, 나는 구속의 언약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이니 찢어지지 않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삶의 과정에서 의미 없는 것이 없고, 만남 하나 하나도 모두 의미가 있으며, 내가 아픈 것도 암 환자로서 여러 경험을 하는 것도 다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의 목표는 제 글을 보고 누군가가 삶의 우울함에서 벗어나고, 만약 신앙이 있다면 세상이 아닌 하나님을 바라봄으로써 주님이 주신 이 은혜를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나를 구속해 주신 이 은혜에 감사하며 감동을 주는 글을 지속해서 쓰고 싶습니다. 주님은 어느 때나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속삭이십니다. 설령 암과 같은 시련이 닥쳐도 하나님의 손에서 절대로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은 나를 평안으로 이끄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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