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이후 첫 아이를 낳았거나, 출산 경험이 없거나 성인 이후 체중이 크게 늘어난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2.73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 ECO 2025)에서 발표한 것으로, 출산력과 체중 증가가 복합적으로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 대규모 역학 연구다.
연구는 평균 연령 57세인 여성 4만 8417명을 대상으로 평균 6.4년 동안 추적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참가자의 대부분은 체질량지수(BMI)가 26으로 과체중에 해당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30세 이전에 첫 아이를 출산한 그룹 ▲30세 이후 첫 출산 그룹 ▲출산 경험이 없는 그룹으로 나누고, 20세 이후 현재까지 체중 변화 비율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참가자 중 1702명이 조사 기간 중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분석에 따르면 20세 이후 체중이 30% 이상 증가하고, 30세 이후 첫 출산을 했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유방암 발병 위험이 2.73배 더 높았다. 반면, 30세 이전에 출산하고 체중 증가가 5% 미만인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맨체스터대 리 맬컴슨 박사는 “이 연구는 체중 증가와 출산 시기의 상호작용이 여성의 유방암 위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첫 번째 연구”라며 “개별 요인도 중요하지만, 두 가지 위험요인이 결합되면 유방암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가임기 여성들이 본인의 건강 위험 요인을 미리 인식하고 예방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여성암이다. 영국암연구소에 따르면, 영국 여성 7명 중 1명꼴로 유방암을 겪는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발생도 전체 여성암의 21.5%를 차지할 정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유방암은 유방 조직 내 유관이나 유방 소엽에서 시작되며, 진행되면 겨드랑이 림프절을 거쳐 간, 뼈, 폐 등으로 전이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유방에 만져지는 단단한 멍울, 유두 함몰 또는 피부 변화, 피 섞인 분비물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