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다니는 여성 A 씨(28)는 평소 질의 묽은 분비물에 피가 조금 섞여 나왔지만, 컨디션 저하 때문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 최근 정기 건강검진에서 자궁경부암 1기 진단을 받았다. 초기 단계에서 암을 발견한 덕분에 원추절제술(자궁경부의 일부를 원뿔 모양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회복한 A 씨는 이후 자궁경부암 백신을 추가 접종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15~34세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10만 명당 5명으로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박준식 교수는 “선별검사와 더불어 사회경제적 수준, 위생 상태의 향상, 출산율의 감소, 성 매개성 질환의 이환율 감소 결과로 환자 수는 줄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은 여전히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비정상 질출혈(정상 생리 사이, 폐경 후, 성교 후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출혈)과 묽고 수분이 많은 분비물에 약간의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다.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진행된 자궁경부암의 경우 출혈 증상이 더 심하고 빈번해지고, 오래간다. 2차 감염으로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나오거나 폐쇄성 하부요로 증상, 체중감소, 하부 방광 부위의 압박감과 골반통이 있을 수 있다.
심하면 하지 부종, 옆구리 통증, 좌골신경통이 나타날 수 있다. 방광이나 직장 쪽 침윤이 진행되었다면 배뇨곤란, 혈뇨, 배변곤란 등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다. HPV 감염은 고등급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발생 위험을 250배 증가시킨다고 알려졌다. HPV는 약 100개의 유형이 있다. 15개의 고위험군 중 전체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65% 이상을 16, 18형이, 약 20%를 31, 33, 45, 52, 58형이 차지한다.
박준식 교수는 “국내 HPV 감염률은 10~15%로 보고되며, 대부분 사춘기 및 젊은 여성에서 HPV 감염은 증상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9~15개월 이내 자연 소실된다. 또한, HPV에 이미 감염되었더라도, 감염되지 않은 유형에 대해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접종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정상세포가 암으로 이행되기 전 오랜 기간 전암병변의 단계를 거치고 비교적 원인이 명확하다.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