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난소암과 함께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꼽히는 게 자궁암이다. 자궁암은 암의 위치에 따라 자궁체부암(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으로 나뉘는데, 자궁 몸통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 생기는 자궁내막암 환자가 자궁경부암보다 많아지는 추세다.
자궁내막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만 하면 완치가 잘 된다. 5년생존율이 90% 가까이 된다. 그런데 3~4기라면 수술을 해도 4명 중 1명은 재발하고, 재발하면 5년 생존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진다. 재발하면 완치보다는 연명 치료에 집중했던 이유다.
그런데 면역항암제(항PD-1 면역관문억제제)인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덕분에 재발 자궁내막암도 긍정적인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제약사 GSK가 개발한 젬퍼리는 작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궁내막암 치료제 허가를 받은 면역항암제로, '이전 백금기반 전신 화학요법 치료 중 혹은 치료 후 진행된 재발성 또는 진행성 불일치 복구결함(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 자궁내막암 성인 환자' 2차 치료에 쓸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자궁내막암 재발 시 표적항암제인 렌비바(성분명 렌바티닙)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함께 쓰는 병용요법 외에 젬퍼리 단독요법도 가능한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싼 약값이 부담인데, 다행히 GSK가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P, Expanded Access Program, EAP)을 통해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는 중환자나 응급 환자들이 허가 전 임상단계의 신약을 무료로 우선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용 승인을 받는다. 현재 국내 16개 의료기관에서 EAP 지원을 통해 젬퍼리를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다.
3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3년 연례학술대회에서 자궁내막암 1차 표준치료인 ‘카보플라틴+파클리텍셀’ 병용요법에 젬퍼리를 추가할 경우 안전성과 유효성은 어떤지 평가하는 루비(RUBY) 3상 임상에 대한 독립적 검토위원회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임상 대상은 3기, 4기 또는 처음 재발한 자궁내막암 환자로, 방사선치료나 수술, 병용치료에도 완치의 가능성이 낮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무진행생존율(PFS)과 전체생존율(O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질병조절률(DCR), 건강 관련 삶의 질 및 환자 보고 결과(HRQOL/PRO), 안전성 등에서 유효성과 안정성이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에서 총 3명의 환자가 EAP를 통해 젬퍼리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 한 명은 완전관해(CR)를 달성했고, 한명은 부분 관해(PR), 나머지 한 명은 안전병변(SD)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