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 대사란?
생물체가 섭취한 영양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하여 생체 성분이나 생명활동에 쓰이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대사라고 한다. 암(癌)세포도 대사활동을 한다. 암세포는 완전히 다르지는 않지만 정상세포와 구별되는 대사적 특징을 가진다. 암세포는 생존을 위해 포도당의 혐기성 해당작용을 촉진시키고, 다른 대사적 작용, 즉 영양물질을 통한 에너지 생산이나 구성물질 생합성에 유연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명언 중 하나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암과의 싸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암세포를 일거에 제압하여 승리를 거두는 것이, 즉 백전백승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까요? 암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도중에 암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그에 맞게 몸을 위태롭게 하지 않게 것도 훌륭한 방법이 아닐까요? 적을 알아야 그에 맞게 위태롭지 않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니, 치료에 앞서 암을 잘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세포(normal cells)와 달리 암세포(cancerous cells)는 무한 증식, 다양한 형태와 크기, 어두운 색깔, 비정상적인 수의 염색체, 불분명한 세포 경계의 특성을 갖는다.
정상세포(normal cells)와 달리 암세포(cancerous cells)는 무한 증식, 다양한 형태와 크기, 어두운 색깔, 비정상적인 수의 염색체, 불분명한 세포 경계의 특성을 갖는다.

암세포의 형태적인 특징을 보면 세포가 무한 증식하고 세포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고 핵이 일반세포보다 어둡고 더 크고 비정상적인 수의 염색체가 핵 안에 있고 세포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암세포의 또 다른 특징은 정상세포와 다른 변이 DNA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암세포는 약 40~80가지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이는 모두 부모에게서 유전된 것은 아닙니다. 부모에게서 유전되는 암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암은 이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미국의 NIH에서 유전성 암 증후군이라고 ‘리프라우메니 증후군’이 그 예입니다. 또 돌연변이 하나 만으로 암을 일으키는 것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상에 의한 만성골수성 백혈병 밖에 없다고 합니다.

모든 암은 특유의 유전자와 관계 있지만, 모든 암이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암은 특유의 유전자와 관계 있지만, 모든 암이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돌연변이 DNA의 특징은 암의 과도한 성장, 침윤, 확산 능력과 같은 세포의 악성성향에 영향을 주고 신체 어느 조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합니다. 원래 정상세포는 무한대로 분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생명에는 수명이 있는 것이지요. 세포가 분열과 복제를 할수록 세포 안의 텔로미어라는 것이 짧아져 어느 순간 더 이상 복제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암세포는 이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아서 무한 증식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꿈꾸던 영생의 비결을 암세포가 알아낸 것입니다. 암세포는 에너지만 공급되면 영생할 수 있습니다.

 

정상세포는 분열, 복제과정을 거칠 때마다 텔로미어가 짧아져 생명을 다하는데, 암세포는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아 무한증식할 수 있다.
정상세포는 분열, 복제과정을 거칠 때마다 텔로미어가 짧아져 생명을 다하는데, 암세포는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아 무한증식할 수 있다.

이러한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우리 몸은 세포자멸(아포토시스, Apoptosis) 프로그램을 작동시킵니다. DNA 손상상태를 평가하여 돌연변이를 복구하거나 복구가 불가능하면 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 많은 암 성장 및 확산에 관련된 DNA들이 변이되고, DNA의 복구 및 세포자멸 프로그램은 왜 시행되지 않는걸까요? 모두 각각의 DNA 돌연변이 축적에 의한 우연적인 일련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사실, 인체 내에서도 암세포의 행동과 비슷한 일련의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태아의 성장 과정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즉 비대칭 유사분열(assymetrical mitosis)을 하는 것입니다. 세포가 병들거나 손상되면 휴면상태에 있는 줄기세포를 깨우고 줄기세포는 건강한 대체세포와 줄기세포로 분열하고, 줄기세포는 다시 휴면에 들게 됩니다. 하지만 태아기의 배아세포는 초반에 세포 1개가 2개로, 2개가 4개로, 4개가 8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분열합니다. 암세포도 이렇게 기하급수적인 대칭적 유사분열(Symmertical mitosis)을 합니다.

자연요법 종양학’의 저자 네일 맥키니 박사는 “암세포가 무한증식과 성장을 위해 태아가 사용했던 태아성장 카세트라는 유전자 무리를 사용하고 있고, 따라서 유전자 무리의 억제를 통해 암세포의 성장을 멈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이러한 유전자 무리를 표적으로 삼아 유전자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환경을 개선시킴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DNA의 후성적인 변화와 변화 요인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을 후성유전학이라고 합니다. 암치료를 위해 암세포 내 핵만 볼 것이 아니라, 핵을 둘러싼 세포환경을 볼 필요가 있고, 더 넓게는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환경과 우리의 습관까지 챙겨 보자는 관점입니다.

세포 DNA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내용 중 후성유전학 뿐만 아니라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미토콘드리아의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유전자와 세포 환경이 암에 미치는 내용 하나를 소개합니다.

위 그림처럼 일반세포는 일반세포로 분열하고(그림1) 암세포는 당연히 암세포로 분열합니다.(그림2) 그런데 일반세포의 세포질에 암세포의 핵을 집어넣었더니 예상과는 다르게 일반세포가 되었다는 결과가 나타납니다.(그림3) 유전자 이상설에 의하면 이상 유전자가 들어갔으니 암세포가 되는 게 당연한데 말입니다. 암의 세포질에 일반 세포의 핵을 집어넣으니 정상세포가 되지는 않고 암세포가 되거나 죽었습니다.(그림4)

여기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종양이란 유전자 이상 하나만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미토콘드리아나 세포 주변의 환경에 문제(저산소증 같은)가 생겼을 때 암이 발생하거나, 유전자 이상의 암세포를 억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더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추론을 바탕으로 미국 보스턴대학의 신경학자인 토마스 N. 사이프리드 교수는 “암은 미토콘드리아 문제로부터 기인한 대사질환”이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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