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시트루인이라고 장수 유전자가 있다. 이는 소식(小食)을 할 때 활성화된다. 즉 음식을 줄이거나 굶으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강화되어 적은 양의 영양분을 갖고도 많은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땔감을 적게 때니 활성산소의 생성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노화도 지연되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에 따르면, 생쥐 실험을 했을 때 먹이를 가장 적게 공급한 쥐가 노화 속도는 가장 더디고 수명은 가장 길었다고 한다. 물론 비만도 없었다.
소식이 건강의 열쇠라는 근거는 아주 많다. 가장 흔하게 알려진 것이 체내 효소의 기울기 변화다. 인체가 갖고 있는 효소는 크게 소화효소, 대사효소, 자기분해효소, 잠재효소 4가지로 나뉜다. 이 중 우리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게 소화효소와 대사효소의 비율이다. 2가지는 시소 같아서 어느 한 가지가 활성화되면 다른 하나는 활동을 줄이게 된다.
소식을 하면 우리 몸 속 소화효소는 할 일이 없어지고 대사효소가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대사효소는 인체를 움직이는 운전병이자 세균으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파수꾼이고, 우리 몸을 고치는 기술자다. 대사효소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몸속의 피가 잘 돌고, 쓰레기도 잘 내보내고, 염증도 치료하게 된다.
반면에 대사 작용이 떨어지면 몸에 독이 쌓여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 질환이 일어나게 된다. 소식을 통해 소화효소의 낭비를 막고 대사효소를 활성화시켜야 살도 안 찌고 병도 치유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는 처음부터 소화효소, 대사효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잠재효소의 형태로 우리 몸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잠재효소가 100이라고 할 때 소화효소의 활동을 10으로 줄이고 대사효소의 활동을 90으로 늘릴 수만 있다면 대부분의 대사질환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대해 효소가 듬뿍 든 생채식을 한다면 대사효소의 비중이 200까지 올라가 독소의 배출이 더 원원원활 질 테니 곧 날씬한 체질로 바뀌게 된다. 가벼운 증상은 소식으로, 중증질환은 생채식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무조건 굶기보다 생채식을 통해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원래 단식 요법은 일본 메이지시대에 널리 유행하던 치유법이었다. 굶음으로써 몸을 정상화시키고 병을 치료하는 단식요법은 현재 일본의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과학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단식이 빛을 발하는 분야는 난치병 치료와 체질 개선이다. 현대인의 무분별한 식습관과 무질서한 생활습관이 만들어낸 비만, 고혈압, 당뇨에 단식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단식의 원리는 소화계를 완전히 쉬게 함으로써 대사계 활동을 원활히 하는 데 있다. 문제는 완전 단식이 지난 태생적인 부작용이다. ‘사흘 굶으면 담 안 넘는 사람 없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건강한 사람도 배고픔에 녹초가 되어버리는 게 단식이다. 보통 의지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데다가 명현 현상이 심해 고비를 넘기기 어렵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단식이 끝나면 나타나는 요요 현상은 또 어떤가. 아토피 피부염, 기관지 천식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은 도중에 체력이 떨어져 단식을 중단하기 일쑤다. 완치까지 기간이 너무 길어져 단식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섣불리 완전 단식에 들어가기보다 단식의 효과는 보면서 부작용은 덜한 먹는 단식, 니시요법 단식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