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로 임상 20년차가 된 한의사 박우희입니다. 한의학을 공부하고, 명의를 꿈꾸며 살아온 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대학생 시절에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원리를 알고 정법을 찾기보다 결과만을 쫓는 주먹구구식(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를 하다가 실패를 거듭했지요. 그 뒤 원리와 정법의 중요성을 깨닫고는 매사에 원리를 탐구하고 정법과 왕도를 찾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제가 의료인으로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바로 치유의 원리와 법칙이었습니다. 나름 꾸준히 찾았습니다. 근데 찾고 보니 뜻밖에도 참 단순하고 가까이 있었습니다. 마치 동화 속 파랑새처럼요.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자기사랑’. 세계적인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주창했던 ‘Love yourself’입니다. 참 쉬우면서 허탈할 정도로 단순한 법칙인데요. 과연 우리가 잘 하고 있는지는 나 자신의 말과 행동과 감정 상태를 잠시 들여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법칙을 알게 된 후, 진정 나 자신을 용납하고 사랑하는지 관찰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나의 과거를 기억할 때 나는 나의 잘못을 용서하는가?

여기서 걸렸습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숨기는 분노와 화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언제나 선택을 합니다. 그러면서 잘못된 선택, 잘못된 판단, 잘못된 행동으로 나 자신을 괴롭히고 곤란하게 하거나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기도 합니다. 저는 잊어버렸다고 생각은 했지만 문득 문득 과거의 나의 실수나 잘못이 떠오를 때 감정이 아주 나빠지는 걸 경험하고는, 저를 용서하기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나의 어떤 기준을 세워 두고 그 기준 이상으로 성취하지 못했을 때는 나 스스로를 탓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관찰하고는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내가 변화, 발전하고 더 좋은 모습이 되기 위해 기준이 너무 낮으면 안 되지만,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나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더 격려하고 힘을 주고 세워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의 자기사랑이 잘 안 되는 영역을 꾸준한 관찰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나 자신에게 하는 말들을 잘 생각해보면, 내가 나에게 충분히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걸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깨달음 하나, 복 하나를 받아가네요. 내가 나 자신에게 감사하기! 역시 사랑의 모습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나 자신한테 뭘 감사해야 하고 왜 감사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먼저 ‘자기용서’의 단계부터 실천하셔야 합니다. 자기용납과 자기용서가 이루어지면, 나 자신에게 감사하는 게 사실 당연한 것이라는 이해와 직관이 오실 겁니다. 나 자신에 대한 감사와 함께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인정과 따뜻한 마음, 생명에 대한 감사가 바로 나 자신에 대한 감사이기 때문입니다.

용서와 감사는 모두 사랑의 다른 모습입니다. 그러면 적극적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나 자신의 내면의 음성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을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적극적인 자기 사랑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몇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낮고 기초적인 단계인 지(地) 레벨의 욕구는 바로 식욕, 수면욕, 성욕입니다. 그 다음 단계인 인(人) 레벨의 욕구는 바로 교감, 사랑, 인정, 감정 이해, 소통의 욕구입니다. 그 윗 단계인 천(天) 레벨의 욕구는 바로 자아 성장, 자아 실현의 욕구와 다른 사람들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이 셋은 다른 듯하나 다르지 않고,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결핍을 느끼는 욕구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 ‘천인지’ 세 레벨의 욕구를 날마다 충족시키면서 살아야 할 하늘사람 하늘존재 소우주 그 자체입니다. 우리의 보이지 않는 영혼이 사실은 우주 만큼이나 크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인정, 많은 사랑, 많은 관심, 많은 욕심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 광대한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요. 그런데, 중심을 잡으면 의외로 잘 채울 수 있고,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우선 날마다 물어보세요. 나 자신에게요. “오늘 뭐 먹고 싶어?” “오늘 기분은 좀 어때?” “오늘 뭐 하고 싶어?” 이렇게요. 그리고 내면의 음성을 들으시면 꼭 실천해주세요. 날마다요. 그렇게 날마다 실천하면, 어느덧 만족스런 내 눈빛과 웃고 있는 내 얼굴을 마주하게 되실 겁니다. 듣고 아는 것만 하시면 내 삶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꼭 날마다 실천해주세요.

앞으로 생리, 병리, 치유의 원리나 법칙에 대해서 하나씩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자기 사랑의 법칙을 잘 알고 익혀서 날마다 모든 영역에서 점점 더 좋아지길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캔서앤서(cancer answ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