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림프종이라는 암이 있다.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림프계(림프구, 림프절, 림프관 등)에서 생긴 암을 말한다. 혈액을 구성하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혈액을 만드는 골수에 생기는 암과 림프종을 통틀어 혈액암이라고 부르는데 혈액암의 종류가 100여가지나 된다. 림프종도 그 중의 하나인 셈이다.
림프종은 면역세포인 B세포, T세포 등으로 구성된 림프계에 악성 변화가 일어나 생긴다. 대장암, 위암처럼 암 덩어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림프종(腫)이라고 불린다.
림프종 대부분은 비호지킨림프종
한 해에 림프종 진단을 받는 환자의 수는 약 5500명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서 10번째로 많이 생기는 암이다. 림프종도 70여가지 종류가 있는데, 크게 호지킨림프종, 비호지킨림프종 2종류로 나뉜다. 국가암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호지킨림프종 진단을 받은 환자는 299명, 비호지킨림프종 진단을 받은 환자는 5216명으로, 비호지킨림프종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호지킨 림프종은 이 병을 처음 발견한 영국 의사 토마스 호지킨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림프절 중심부위의 B세포에서 유래된 악성 종양으로, 고전적 호지킨림프종(리드-스텐버그 세포가 특징)과 결절 림프구 우세 호지킨림프종(팝콘세포가 특징)으로 나뉜다. 우리 몸의 한정된 부분에 나타나고 종양이 퍼지는 방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치료가 쉽다.
반면 림프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호지킨림프종은 림프절이 존재하는 온 몸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암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에 따라 B세포 림프종, T세포 림프종, NK세포 림프종으로 나뉜다.
통증 등 특이 증상 없어…뚜렷한 원인 없어 예방 쉽지 않아
림프종은 신체적인 특이 증상이 없다. 통증이 없는 경우가 보통이며, 목,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림프절이 있는 곳에서 만져지는 게 있다면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림프종이 상당히 진행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6개월 사이 체중 10% 감소 △야간에 흘리는 식은 땀 △특별한 원인 없이 38도의 고열이 2주이상 지속되는 것 등이다.
림프종의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진 게 없다. 따라서 뚜렷한 예방법도 없다. 몇 가지 밝혀진 원인이 있는데 위장에 생기는 변연부림프종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T세포 림프종이 유방삽입물과 관련성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표적항암제ㆍ면역항암제 치료 성적 좋아져
림프종의 표준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항암제 치료)이다. 기전이 다른 여러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치료법이 주로 쓰이며 방사선치료는 보조요법으로 쓴다. 암 진행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인 성향의 고등급 림프종은 치료하지 않으면 1년 내 사망할 수 있지만 치료 반응이 좋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는 대부분 복합항암화학요법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빈도가 가장 높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에는 CHOP요법(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아드리아마이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 요법)에 B세포 표면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인 리툭시맙을 병합하여 치료하는 게 표준 치료법이다.
진행 속도가 느린 저등급 림프종은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완치가 쉽지 않고 반복적으로 재발할 수 있다. 치료제로 플루다라빈, 클라드리빈을 단독., 혹은 병용 요법으로 쓴다. 리툭시맙을 이용한 치료도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의 여러 부작용을 줄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표적치료제를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B림프구 림프종 치료제 이브루티닙, 아칼라브루티닙, 베네토클라스 등이 대표적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면역치료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무력화시킨 면역체계를 회복시켜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B세포 림프종에는 리툭시맙, 오비누투주맙이 쓰이고, 호지킨림프종과 T세포 림프종 치료에는 브렌툭시맙베도틴과 같은 항체약물이 쓰인다. 펨브롤리주맙, 니볼루맙과 같은 면역관문억제제도 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기존의 항암화학요법 약물을 함께 투여해 치료 성적을 높여가는 추세다.
<참고 자료 : 국가암정보센터 암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