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급성 충수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은 지난 주 소화불량 및 복통을 호소해 구치소 내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의료진이 종합병원 치료를 권고했지만, "특혜는 싫다"며 외부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복통이 심해져 통증을 참을 수 없게 되자 결국 서울구치소 지정병원인 한림대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충수(蟲垂·맹장 약간 아래 끝에 늘어진 가는 기관)가 터진 것이 밝혀졌고, 의료진의 권고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 부회장 충수 터지며 극심한 고통
이부회장은 19일 밤 11시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술은 20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현재 이 부회장은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이고 위중한 것은 아니지만, 합병증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료진은 2주간의 입원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수염은 복부통증,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는 급성질환이다. 맹장 끝에 6~9cm 길이로 달린 충수돌기에 염증이 발생해 생기는 질병이다. 염증이 심해지면 터지고, 기관 속 이물질이 복막으로 퍼지면서 복막염으로 번질 수 있다. 충수가 터지면, 장기 세척 등을 통해 감염을 막아야 한다. 수술 후 1~2주일 가량 회복한 뒤 퇴원이 가능하지만, 충수가 터져 장내 감염이 일어났다면 입원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충수염을 맹장염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 맹장과 충수는 다르다. 맹장은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질 때 처음 시작하는 상행결장의 일부고, 충수는 대장과 소장이 만나는 인접부위에 손가락처럼 뻗어나와 있는 돌기로,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충수염이다. 수술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충수제거술은 간단...충수염은 위험
충수는 남녀 차이 없이 오른쪽 아랫배에 있다. 충수염의 원인은 대체로 세균감염. 소아의 충수염은 점막 하 림프조직이 지나치게 증식해 충수돌기가 폐쇄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성인의 경우엔 작은 대변 덩어리에 의해 입구가 막혀 염증이 발생할 때 생길 수 있다. 충수 림프조직의 과다한 증식은 급성 기관지염이나 홍역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충수제거술은 아주 흔하고 간단한 수술이지만 충수가 터지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충수염이 발생하고 3일 이내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충수가 터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일단 충수가 터지면 충수염 주변에 고름이 고여 농양이 되거나, 뱃속 전체로 고름이 퍼져 복막염을 일을킬 위험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