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오늘은 세계간염의 날, World Hepatitis Day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간염연합이 2010년 제정한 이날은 인류를 간염의 위협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큰 뜻을 품고 있다. 7월 28일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해 노벨의학상을 받은 블룸버그(Baruch Samuel Blumberg, 1925~2011) 박사가 태어난 날.
2020년 올해 세계간염의 날 주제는 '잃어버린 수백만을 찾아라(Find The Missing Millions)'다. 지구촌에 수백만명의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이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그들에게 치유의 손길을 뻗치자는 취지다.
WHO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 환자가 전세계적으로 300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많이 발생하는 위협적인 감염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간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급성간염은 발병 후 3~4개월 이내에 회복되거나 완치되는 것을 의미하며, 6개월 이상 지속될 때는 만성간염으로 분류한다. 1965년에 B형 간염 바이러스, 1973년에 A형 간염 바이러스, 1989년에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A~E까지 다양한 간염이 있지만 A, B, C형이 대표적이다.
세계간염의 날을 맞아, 간염의 종류별 특성을 알아본다.
A형 간염= 특별한 치료제 없어 예방이 최고
A형 간염은 주로 타인과의 접촉이나 오염된 음식, 물을 통해 감염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0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난 후 피로감과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그 후 일주일 이내 검음색 소변, 탈색된 대변, 전신 가려움증 등 징후가 발생한다.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대부분 대증요법을 통해 저절로 회복된다. 예방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데, 만 1~16세에 예방접종을 해야 하고, 접종 후 6~12개월 후 추가접종을 한다. A형 간염환자와 식사할 때는 개별식을 하는 것이 좋고, 해산물 날 것을 피하고 물은 끓여 먹는 등 일반 예방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A형 간염 환자가 줄어들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804명, 2016년 4677명, 2017년 4419명이 보고된 바 있다.
B형 간염= 모자 수직감염 많고, 방치 땐 간경변/ 위암 위험
2017년 기준 B형 간염 환자는 약 37만명. 세계적으로는 2억 4000만명의 감염자가 있다. 혈액, 체액,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 주사기 바늘 공동 사용 등을 통해 감염되는 B형 간염은 바이러스 보유 여성이 출산할 때 아기가 감염되는 모자간 수직 감염이 가장 중요한 감염경로로 알려져 있다. 예방접종을 통해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은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관리나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간이 70% 이상 손상돼 복수가 차고 통증을 느낀 다음에야 치료에 나서기 쉽다. 이렇게 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정기검진 등을 통해 만성 B형 간염으로 판정을 받으면,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치료제 복용 등을 통해 치료에 나서야 한다.
성인의 급성 B형 간염은 자연적으로 낫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없다. 반면 만성 B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간암의 위험도를 낮춰줘야 한다. 혈중 바이러스 증식을 측정하는 DNA정량검사를 통해 감염상태를 상세히 파악하고 예후도 예측할 수 있어, 검진 시기만 놓치지 않으면 치료가 가능해졌다.
C형 간염= 백신 없지만, 최근 치료제 개발돼
C형 간염은 주로 환자의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우리나라 인구의 0.8~1.4%가 C형 간염 보유자로 추정되는데, 전파경로는 B형과 유사하지만, 전파력이 낮은 편이다. 그렇지만 일단 감염되면 자연회복률이 낮아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70~80%나 된다. 이중 20~30%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C형 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약물남용 환자와 성적 접촉을 하거나, 문신 침술 등의 과정을 통해 많이 감염되는데, C형 간염 환자와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함께 쓰지 않도록 주의하자. 다만 가벼운 일상적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므로 너무 걱정할 것은 아니다. 2014년 이후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기존의 항바이러스 요법으로 효과를 못보던 사람들도 약을 복용하면 95% 이상 완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형 간염도 초기 증상이 별로 크지 않아 정기적인 혈액검사나 간염 바이러스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된 경우, 간 손상을 알아보기 위해 간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C형 간염 환자는 1억5000만명이 넘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 지역 환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