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분홍빛 환하게 웃는 얼굴에, 

선홍빛 꽃 중심, 단심에서 하얗고 굵게 뻗은 꽃술이 유혹합니다. 

벌과 나비가 찾아듭니다 .

언제부턴가 무궁화가 나쁜 꽃처럼 인식되더니, 점점 사라졌죠.

어쩌다 만나면 반가울만큼, 드문 꽃이 되어버렸어요.

벌 나비는 그 달콤함을 기억하고 있었나 봅니다. 

국화. 나라국, 꽃화.

활짝 핀 무궁화꽃은 싱그럽습니다. 

하늘이 흐린 날에도 꽃은 화창합니다.

7월초부터 10월까지 피는 무궁화꽃은

이른 새벽 피기 벌어지기 시작해 해가 지면 도루루 말려 지고 맙니다.

어떤 종류는 2~3일 피어있기도 한다지만,

이렇게 짧고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꽃은, 

드물게 멋집니다. 옛사람들은 군자의 기상을 지녔다고 기렸다네요.

샤론의 장미, Rose of Sharon, 서양에서도 존중해오는 꽃입니다.

무궁화는 시리아에서 왔다고 하지만, 설이 분분하답니다.

기원전 4세기 '산해경'에 이미 해동국, 근역, 무궁화나라라는 표현이 나오니,

중국에서도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상징인 꽃으로 인식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시선(詩仙)이라 불리는 당나라 시인 이태백도 무궁화를 예찬했습니다.

뜨락 꽃들이 아무리 고와도
연못가의 풀들이 아무리 예뻐도
무궁화의 아름다움은 따르지 못하네.
섬돌 옆 곱고 고운 무궁화 꽃이여

원화소방초 지초염춘색 유불여근화 선연옥계측(園花笑芳草 池草艶春色 猶不如槿花 嬋姸玉階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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