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천둥번개와 함께 비바람이 몰아치고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더니,

서울 하늘이 깨끗해졌습니다. 

화창한 날은 아니지만, 두껍게 낀 구름을 뚫고 햇살도 비쳐듭니다.

비바람 먹구름은 금방 걷힙니다. 

그리고 더 말끔해진 태양이 빛나게 되죠.

공기도 세상도 깨끗해지고, 햇살은 더욱 빛나게 됩니다.

자연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해서 건강한 자연을 유지합니다. 

우리 몸이 아프고 힘들기도 하지만, 또 그 위기를 이겨내면

더욱 건강해지기도 합니다. 

세상사는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상을 온통 어지럽게 만드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한번씩 씻어주는 비바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건강해지는 자연처럼,

회복되지 않고, 나빠지기만 하는 듯합니다. 

가슴 아픕니다. 

먹구름만 점점 짙어지는 하늘, 상상만으로도 우울해지죠.

세상사도 자연처럼 자정기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작은 들꽃 한 송이

가만히 속삭인다.

 

슬플 때는

거짓 없이 슬퍼하라고

 

하지만 끝내

슬픔에 굴복하지는 말라고.

 

나도 세상의 비바람

찬이슬 다 맞아보아서 알지만

 

슬픔과 고통의 시간 너머

참 기쁨과 즐거움이 있다고.

                                           정연복 시 <힐링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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