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없애는’ 대신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치료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실제 치료에 쓰인다면 기존 암치료와 달리 부작용을 줄이고 암 재발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신동관 국립암센터 생물정보연구과 교수와 조광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은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원천 기술 ‘리버트(REVERT)’를 개발했다.

리버트는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바뀌도록 유도하는 분자 수준의 ‘복귀 스위치’ 기술이다. 이 내용은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2025년1월)에 실렸다.

암세포를 ‘없애는’ 대신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치료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실제 치료에 쓰인다면 기존 암치료와 달리 부작용을 줄이고 암 재발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게티이미지뱅크암세포를 ‘없애는’ 대신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치료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실제 치료에 쓰인다면 기존 암치료와 달리 부작용을 줄이고 암 재발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게티이미지뱅크
암세포를 ‘없애는’ 대신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치료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실제 치료에 쓰인다면 기존 암치료와 달리 부작용을 줄이고 암 재발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게티이미지뱅크암세포를 ‘없애는’ 대신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치료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실제 치료에 쓰인다면 기존 암치료와 달리 부작용을 줄이고 암 재발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게티이미지뱅크

공동연구진은 정상세포가 암이 되기 직전의 ‘흔들리는 순간’을 포착했다. 사람의 장(腸)에서 온 많은 세포 데이터를 한 개씩(단일세포) 분석해, 정상 성질과 암 성질이 뒤섞여 불안정한 임계전이 상태를 찾아낸 것이다.

그 다음 세포 속 수많은 유전자들이 서로 어떻게 신호를 주고받는지 유전자 네트워크 지도를 만들고, 컴퓨터로 수천 번의 가상 실험을 돌려 “어디를 꺼야(또는 켜야)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되돌아갈까?”를 계산했다.

그렇게 찾은 핵심 조절축은 YY1과 MYC라는 두 유전자다. 둘은 세포의 증식·성장 스위치를 크거나 끄는 단백질이다. 공동연구진은 YY1과 MYC가 함께 조절하는 길목을 추적해 USP7이라는 효소(단백질 가위의 기능을 조절하는 조력자)를 찾아냈다.

USP7 효소를 억제하면 암 쪽으로 기울던 회로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데, 실제로 대장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미니 장기)에서 USP7을 억제했더니, 암조직의 성장이 줄고 정상 대장조직과 비슷한 유전자 표현 양상이 일부 되살아났다.

획기적이지만 이 기술은 아직 세포·오가노이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람에게 쓰려면 안전성, 효과 지속 기간, 암종별 차이 같은 문제를 더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암치료처럼 암세포 자체를 무조건 죽이는 과정에서 정상세포까지 함께 다치게 하는 방식이 아니고, 세포의 성질을 바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의 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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