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경험자 맞춤형 피부 솔루션 브랜드 라파앤코(Rapha&Co)는 진선희 대표가 만든 스타트업이다.

진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기획, 영업 등을 담당한 화장품 전문가다. 라파앤코 창립 전에는 MK메디케어에서 외국인 중증 환자의 치료 과정을 돕는 일을 했다.

진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 마주한 암경험자들의 피부 고통을 해결하고 그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암 치료 중 겪는 피부 부작용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암경험자 맞춤형 피부 솔루션 브랜드 라파앤코(Rapha&Co)는 아모레퍼시픽에서 브랜드 매니저이자 마케팅 기획자 등으로 일했던 진선희 대표가 만든 스타트업이다. 진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 마주한 암경험자들의 피부 고통을 해결하고 그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암 치료 중 겪는 피부 부작용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라파앤코 제공
암경험자 맞춤형 피부 솔루션 브랜드 라파앤코(Rapha&Co)는 아모레퍼시픽에서 브랜드 매니저이자 마케팅 기획자 등으로 일했던 진선희 대표가 만든 스타트업이다. 진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 마주한 암경험자들의 피부 고통을 해결하고 그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암 치료 중 겪는 피부 부작용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라파앤코 제공

진 대표가 작년 10월 19일, 세계 유방암의 날에 공식 론칭한 라파앤코는 히브리어 ‘치유하다’라는 뜻의 ‘라파(Rapha)’와 Cosmetics(화장품), Co-worker(동료), Co-Walker(동반자), Community(공동체)의 앞 글자 ‘Co’를 결합한 이름이다.

회사 이름에 암 경험자와 함께 일하고 걸으며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브랜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진 대표는 젊은 여성 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현실에서, ‘암과 함께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향, 무색소, 약산성, 비건, 더마’를 강조하는 라파앤코의 보습 크림은 암 치료 과정에서 겪는 부작용 완화에 초점을 맞춘다. 암을 겪지 않은 사람에게는 안전한 성분이라도 암경험자에겐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성분은 물론 배합 비율 등도 철저히 검토했다.

민감하고 건조해진 피부에 고함량 보습 성분을 처방하고, 화상 증상 완화 및 피부 재생에 효과적인 성분을 활용해 복잡한 단계 없이도 피부에 윤기와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보습 크림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암센터 교수, S여대 공대 교수, 암으로 가족을 잃은 생활건강 제품 회사의 기획자, 화장품 브랜드 관련 전문가 등이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고 한다. 한 대학병원에서 암 치료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진 대표의 포부는 크다. 피부 솔루션 제품 뿐만 아니라 식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으로 분야를 넓히고, 의료 전문가와의 라이브 상담, 예술치유 등 암 경험자의 삶 전반을 돌보는 사회적 브랜드로 라파앤코를 성장시키려고 한다.

‘무향, 무색소, 약산성, 비건, 더마’를 강조하는 라파앤코의 보습 크림은 암 치료 과정에서 겪는 부작용 완화에 초점을 맞춘다./라파앤코 제공
‘무향, 무색소, 약산성, 비건, 더마’를 강조하는 라파앤코의 보습 크림은 암 치료 과정에서 겪는 부작용 완화에 초점을 맞춘다./라파앤코 제공

- 암경험자들과 많이 만났다고 하셨는데, 라파앤코의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순간이 있나요?
"암 치료 중 몸이 많이 가려웠는데 그게 암 치료 부작용이었는지 몰랐다던 암 경험 예비창업자와의 만남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신 분들의 글을 보면서 '경험해 본 분들만 아는 필요'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어려운 길이어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친지나 가족 중에도 암경험자가 있나요?
"엄마가 암을 겪었어요. 사돈 어른(동생의 시어머니), 제가 너무 좋아하는 언니, 존경하는 선배님 등 너무 많아요. 모두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멋지게 사시던 분들이라 암도 잘 통과하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먼저 천국에 가신 분들도 계시지만, 삶의 깊이와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 그동안 만난 암경험자 중 기억에 가장 남는 분이 있나요?
"2014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완치된 후배입니다. 암 치료 과정 중 연애 시작과 결혼, 임신을 위해 10년 복용해야 하는 약을 5년 만에 중단하고 자궁 검사를 했으나 또래보다 건강한 상태를 확인 후 시험관 시술로 첫째를 출산했습니다. 40대 중반에 자연 임신으로 둘째를 출산했는데, 보통 사람도 어려운 40대 중반 자연 임신과 출산이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암은 라이프스타일을 재정비하는 기회'라고 주장하는 라파앤코의 명제에 딱 맞는 케이스입니다. 막 돌이 지난 둘째를 키우면서도 치매 어머니까지 잘 돌보는 매우 강인한 여성의 감동적인 스토리이고, 라파앤코 시작에 인사이트를 준 첫 번째 인터뷰 대상자였습니다."

진선희 대표는 "암 진단을 받는 순간, 많은 환자와 가족은 두려움과 절망감을 느끼지만, 이 위기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건강과 삶의 방식을 재점검하는 귀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라파앤코 제공
진선희 대표는 "암 진단을 받는 순간, 많은 환자와 가족은 두려움과 절망감을 느끼지만, 이 위기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건강과 삶의 방식을 재점검하는 귀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라파앤코 제공

- 대표님에게 암은 무엇입니까?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사고입니다. 그리고 암 진단은 라이프스타일을 재정비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암경험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 중 꼭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암은 곧 죽음이라는 인식이 아직 많은데, 그걸 바꾸고 싶습니다. 암은 자기 관리를 못한 분들이 걸리는 질환이 아니라, 오히려 삶에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했던 분들이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 만난 사고일 수 있습니다. 암경험자들이 아름답고 우아하게 일상 회복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세요! 암 치료 중 지지를 받은 분들은 치료 예후가 좋다는 논문들도 많습니다. 암 치료라는 무섭고도 낯선 길을 걷는 분들께 '지금 이 순간 여전히 아름다운 그대'라고 응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 라파앤코의 보다 큰 비전이 있다면요?
"암 경험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의료진과의 라이브 방송, 상담, 예술 치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치료 과정을 잘 통과하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사회 복귀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암경험자들의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제품 외에 꼭 하고 싶은 서비스나 커뮤니티 비전이 또 있나요?
"암경험자와 함께 일하고 싶어요. 암경험자 분들이 치료 후 사회 복귀를 앞두고 체력, 편견 등 여러 고민이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라파앤코는 암 경험이 강점이 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솔루션을 제시하는 회사요. 또 의사, 간호사, 약사 등과 라이브방송 같은 곳에서 만나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서비스도 론칭하고 싶어요."

라파앤코는 상품 주문을 받아 배송할 때 암경험자가 쓴 글을 새겨 넣은 카드를 함께 보낸다./라파앤코 제공
라파앤코는 상품 주문을 받아 배송할 때 암경험자가 쓴 글을 새겨 넣은 카드를 함께 보낸다./라파앤코 제공

- 암경험자를 위한 다른 회사 혹은 제품과 비교해 가장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어떤 건가요?
"FMCG(화장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차) 필드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암경험자 삶의 질 개선에 관심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료진 네트워크, 그리고 사용해보신 분들의 좋은 후기입니다."

- 제품 개발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 제품이 암치료 중인 분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잖아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원료를 배제하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피부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벼운 사용감’, ‘충분한 보습력'이라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이루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 의료진의 조언이나 피드백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유방외과 교수님이 '내가 수술해서 환자 살릴게요. 라파앤코가 잘 케어해주세요'라고 말씀해주신 게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대학병원의 피부과 교수님은 환자들이 선호하거나 힘들어 하는 요소에 대해 많이 조언해주셨습니다.”

- 스타트업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도 많을텐데, 암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 모델로 성공할 것이라고 믿나요? 믿는다면 그 근거는 뭘까요?
"성공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라파앤코의 성공은 암경험자들께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우리 제품을 좋아해 주시는 암경험자들과 의료진, 암 커뮤니티 회원들의 좋은 피드백을 고려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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