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유익한 식단으로 꼽히는 지중해 식단을 구성하는 주요 식품 중 하나로 꼽히는 올리브오일에 관한 흥미로운 논문이 2022년 1월 발표됐다.
암 관련 국제학술지인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에 게재된 ‘올레오칸탈과 올레아세인이 풍부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섭취가 초기 단계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 예비 무작위 임상시험’이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에 다량 함유된 올레오칸탈과 올레아세인이 초기 단계(치료 대신 경과 관찰하는 단계)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리스 아테네 국립카포디스트리아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약학·영양학 관련 다학제 연구팀이 공동 수행한 이 연구의 결과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 혈액 수치 개선과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초기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환자 36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올레오칸탈과 올레아세인 함량이 높은 EVOO(1kg 당 올레오칸탈 416mg, 올레아세인 284mg 포함)를, 다른 한 그룹에는 일반 EVOO((1kg 당 올레오칸탈 82mg, 올레아세인 33mg 포함)를 하루 40mL씩 3개월간 섭취하게 했다.
9~12개월 휴식기 후, 새로운 환자 6명을 포함해 총 22명을 대상으로 다시 고함량 올레오칸탈·올레아세인 올리브오일만을 섭취하게 한 두 번째 식이 중재가 진행됐다. 식이 중재란 특정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또는 건강 상태 개선을 목적으로 개인의 식습관이나 영양 섭취를 체계적으로 조절하거나 바꾸는 방법을 말한다.
이후 관찰을 통해 올레오칸탈과 올레아세인이 풍부하게 함유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 섭취그룹에서 백혈구와 림프구 수가 감소하고, 암세포 자멸을 유도하는 유전자(BAX, CASP3 등)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 농도도 유의미하게 낮아진 게 확인됐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질병 진행의 억제 및 안정화 징후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EVOO 속 주요 페놀성 화합물인 올레오칸탈이 강력한 항염 작용뿐 아니라 암세포 선택적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올레오칸탈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인 이부프로펜과 유사한 생리활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올레아세인은 세포 산화 스트레스를 낮추고 항염 및 항산화 반응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연구를 주도한 에프스타티오스 카스트리티스(Efstathios Kastritis) 교수는 “올리브오일이 단순한 건강식품을 넘어 조기 혈액암 환자들에게 병의 진행을 늦추는 식이적 중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예비적 단계의 무작위 임상연구로, 장기간 추적 관찰과 더 큰 규모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