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췌장암 환자의 면역 환경을 정밀 분석해 치료 효과 등을 예측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췌담도암센터 박주경 교수(소화기내과), 한인웅 교수(간담췌외과), 장기택 교수(병리과) 연구팀은 ‘AI 기반 공간적 종양 침윤성 림프구(TIL) 밀도 분석이 생존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췌장암은 수술 이후에도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이 낮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정밀한 예후 예측이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는 루닛의 AI 기반 면역형질분석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환자 304명의 수술 조직 샘플에서 TIL의 밀도와 분포를 정량화했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환자를 ▲면역활성형 ▲면역배제형 ▲면역결핍형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TIL이 풍부한 면역활성형 환자의 생존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면역활성형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35.11개월로, 면역결핍형 환자의 11.6개월보다 3배 가까이 길었다.
무진행 생존기간도 면역활성형 환자가 14.63개월로, 면역결핍형(6.57개월)의 2배 이상이었다. 연구팀은 “TIL 밀도가 높을수록 생존 결과가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병리학적으로 더 진행된 병기(2기)의 환자 중 면역활성형은 병기 1기이지만 비면역활성형 환자보다 더 나은 생존율을 보인 사례도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면역 미세환경 분석이 기존 병기 중심의 예후 판단 체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동안 TIL 분석은 시간과 전문 인력이 많이 들고, 관찰자 간 편차가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실제 임상에 적용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AI 기반 분석은 높은 재현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실무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AI 기술을 활용하면 암 환자의 면역 반응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주경 교수는 “AI 기반 면역 분석 기술은 향후 췌장암 환자의 예후 예측과 치료 전략 수립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