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메드트로닉의 차세대 로봇 수술 시스템 ‘휴고(Hugo™)’를 활용한 난소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복잡한 부인암 수술에서도 로봇의 정밀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기존 복강경 수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마리아 교수팀은 최근 난소암 환자 A씨에게 휴고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자궁, 난소·나팔관, 대망(복부 내 장기를 덮고 있는 지방 조직막), 골반 림프절을 절제하는 광범위 수술을 시행했다. 절제 범위가 넓고 해부학적 구조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고난이도 수술이었지만, A씨는 수술 후 단 3일 만에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이마리아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휴고 로봇 수술 시스템을 조정하며 난소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서울대병원 제공
이마리아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휴고 로봇 수술 시스템을 조정하며 난소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서울대병원 제공

이 교수는 “대망절제술까지 포함된 로봇 수술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물다”며 “정확한 병기 설정과 종양 제거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정밀한 수술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휴고’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이 개발한 최신 복강경 기반 로봇 수술 시스템이다. 2024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서울대병원은 같은 해 국내 최초로 이를 도입했다. 이후 전립선암과 췌장암 등 고난이도 암 수술에 활용되어 왔다.

휴고 로봇 수술 시스템 개념도.
휴고 로봇 수술 시스템 개념도.

휴고 시스템은 특히 좁고 복잡한 부위에 대한 수술에서 기존 복강경이나 개복 수술보다 정밀성과 회복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모듈형 설계: 각 수술 팔(arm)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좁은 공간에서도 유연하게 접근 가능
고화질 3D 비전 시스템: 수술 부위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 해부학적 구조 파악에 유리
직관적인 콘솔 조작: 외과의의 피로도를 줄이고 미세한 조작 정확도 향상
컴팩트한 구성: 수술실 내 공간 활용도를 높여,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다수 환자가 병이 진행된 후에야 진단받는다. 따라서 첫 수술은 암의 병기와 전이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후 항암치료나 표적치료 등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과정이다. 이번처럼 고도화된 로봇 수술 시스템을 활용하면 해부학적 정밀성과 치료 계획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휴고를 포함한 다양한 로봇 수술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봇수술트레이닝센터를 통해 국내외 의료진 교육 및 관련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병원 측은 “정밀의료와 로봇 수술의 융합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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