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여부가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시카고에서 4일(한국시각)까지 열린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미국 폭스 체이스 암센터(Fox Chase Cancer Center) 연구진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00~2021년 대장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결혼한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이 미혼, 이혼, 사별 등 단독 거주 환자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고 밝혔다.

결혼 여부가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시카고에서 4일(한국시각)까지 열린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게티이미지뱅크
결혼 여부가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시카고에서 4일(한국시각)까지 열린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게티이미지뱅크

연구에 따르면 함께 사는 결혼한 대장암 환자의 5년 전체 생존율은 2000~2010년 61.2%, 2011~2021년 63.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혼자의 생존율은 각각 51.1%, 54.5%, 이혼·사별·별거 그룹은 43.8%, 45.7%였다.

병기별 진단 분포에서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혼자는 조기 국소 병기에서 암이 진단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반대로 미혼자는 원격 전이 상태에서 발견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연구를 주도한 남라타 비자이베르지아 박사(폭스 체이스병원 위장관 내과)는 “혼자 사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후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 결과도 좋지 않은 이중고를 겪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양상은 시간이 지남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암 치료법과 검진기술의 발달로 전체 생존율은 상승했지만, 기혼자와 비기혼자 간의 생존율 격차는 지속되었다고 밝혔다.

비자이베르지아 박사는 “파트너가 있는 환자는 진료 예약을 잘 지키고 치료에 잘 순응하며, 부작용을 조기에 보고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진 접근 방식의 현 체계가 일부 집단에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정 대상자를 위한 맞춤형 검진 프로그램과 지원 서비스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사회적 지지와 연결망이 환자의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대장암 치료에서 고립은 곧 예후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혼 여부는 의료적 변수 못지않게 중요한 ‘사회적 생체 징후(Social vital sign)’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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