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사진만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고 암 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페이스 에이지, FaceAge)이 개발됐다. 실제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얼굴을 분석해 추정)가 많을수록 암 치료 결과가 나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사 등 전문가가 인공지능 기술과 임상정보를 활용했을 때 환자의 생존율 예측이 더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고 어츠 미국 하버드대 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교수 연구팀은 페이스에이지(FaceAge)라는 이름의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사람의 얼굴 사진을 기반으로 생물학적 나이와 암 환자의 생존 예후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페이스에이지는 약 5만8000명의 건강한 사람과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암 환자 6196명의 얼굴 사진을 학습해 개발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에 8일 발표됐다.
페이스에이지를 통한 분석에서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된 암 환자일수록 생존율이 낮았다. 암 환자는 암환자가 아닌 사람보다 평균 5세 더 늙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나이보다 얼굴이 늙어 보일수록 암 치료 결과가 나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페이스에이지가 생물학적 나이가 85세 이상으로 예측한 환자는 생존율과의 상관관계가 더 뚜렷했다. 환자의 실제 나이, 성별, 암 유형 등을 반영해도 이러한 상관관계는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페이스에이지는 또 전문가가 사용했을 때 말기 암 환자의 생존 가능성 예측의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완화적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 100명의 사진을 제시하고 10명의 의사와 연구자가 단기 생존 가능성을 예측하도록 했다.
환자의 얼굴 사진과 임상 정보만 제공했을 때 전문가들의 예측 정확도는 50%에 그쳤다. 페이스에이지가 제공한 단기 생존율 예측 정보(리스크 모델)와 임상 정보를 동시에 참고했을 때 전문가들의 예측 정확도는 80%대로 향상됐다.
연구팀은 페이스에이지가 단순한 직관이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인 생물학적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 환자의 외모는 건강 상태나 회복 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의 주관적 판단에는 편향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에이지는 의사가 임상 판단을 내릴 때 참고할 수 있는 주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페이스에이지 기술을 암 이외의 질환 예측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 평가, 수명 예측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