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쫓겨 매일 운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반길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에 몰아서 운동하더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중국 광저우 남방의과대학의 리 즈하오 박사 연구팀은 37~73세 사이의 영국인 9만3000명을 대상으로 운동 습관과 건강 결과를 약 8년간 추적 관찰한 뒤 데이터를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미국심장협회 공식 학술지 ‘미국심장학회 저널’에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주말 운동 그룹(운동량을 1~2일에 집중한 그룹, 전체의 42%) ▷규칙적 운동 그룹(운동을 여러 날에 나눠 한 그룹, 24%) ▷비활동 그룹(34%)으로 나눈 후, 사망률과 암, 심혈관 질환 등 주요 질병의 발병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운동을 주말 등 특정일에 몰아서 한 사람들은 일주일 내내 규칙적으로 운동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체 사망 위험과 주요 질병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주말 운동 그룹이 32% 감소, 규칙적 운동 그룹이 26% 감소했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은 주말 운동 그룹이 31% 감소, 규칙적 운동 그룹이 24% 감소했다. 암 사망 위험 역시 주말 운동 그룹에서 21%, 규칙적 운동 그룹에서 13% 각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 즈하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운동의 빈도보다는 주당 총 운동 시간이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주당 150분 이상 중강도 운동을 확보한다면 하루나 이틀에 몰아서 해도 사망 위험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컬럼비아대 의과대학의 키스 디아즈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는 몰아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근골격계 부상 위험이 더 높다는 결과도 있다”며 “특히 운동 초보자가 한 번에 150분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중강도 운동 150분 또는 고강도 운동 75분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몰아서 하든 나누어 하든 개인의 일정에 맞게 조정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