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이 암세포의 다른 장기 전이를 막는 메커니즘을 해외 연구진이 생쥐 실험을 통해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라훌 로이초두리 교수팀은 6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기고 논문에서 “아스피린이 생쥐에서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주는 새로운 면역 억제 경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스피린은 일부 사람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암이 발생한 몸 안에서는 암 전이를 막으려는 면역체계와 이를 피해 다른 장기로의 전이를 시도하는 암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다. 암이 면역체계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혈액 응고 인자인 혈소판의 트롬복산A2(TXA2)를 생성,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의 전이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아스피린의 전이 예방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아스피린이 염증 관여 효소인 혈소판의 시클로옥시게나제1(cx 1)을 억제해 TXA2 생성을 감소시키고, 이에 따라 T세포 억제가 약해지면서 전이 암세포와 싸우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방암, 흑색종, 대장암 등 다양한 암 모델 생쥐에 아스피린을 투여한 결과 아스피린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 그룹보다 암세포가 폐나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먼저 생쥐의 유전자 810개를 검사해 암 전이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15개를 발견했다. 특히 특정 단백질(ARHGEF1)을 만드는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는 다양한 원발성 암이 폐와 간으로 전이되는 비율이 낮았다.
이어 ARHGEF1이 전이성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일 수 있는 T세포를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내고, 세포 신호를 추적해 ARHGEF1이 T세포가 TXA2에 노출될 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아스피린이 혈소판 시클로옥시게나제1(cx 1)을 억제해 TXA2 생성을 감소시키면서 ARHGEF1의 활성이 줄고 대신 T세포 활성이 증가해 항전이 작용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아스피린이 생쥐의 자연 면역 반응을 강화해 암 전이를 예방하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보조 요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아스피린과 다른 면역 요법을 결합하면 항전이 효과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스피린은 일부 사람에게는 출혈이나 위궤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아스피린을 복용하기 전에 어떤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밝혀내고 항상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