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늘, 하얀 포말부터 몰려온다.
격한 바람과 함께든, 조요한 모래쓸림 소리와 함께든.
쏴아아 차르르~
친근한 모습으로 나를 감싸 안아줄 것처럼 하얀 이를 드러내고 다가온다.
반가운 마음에 덥석 두팔 벌려 젖어들고 나서야, 그 뒤 깊은 속이 보인다.
친근한 푸근함 뒤에 있는 그 짙게 푸른 시원(始原)의 깊음.
그곳은 나의 고향이며, 내 본능의 고향이며, 내 종족의 고향이다.
두려움과 빠져들고픔을 함께 지닌 두 얼굴의 고향.
바다는 하늘로 이어진다.
하늘을 품어 푸르르고,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된다.
바다는 땅으로 이어진다.
태초의 생명을 품었다, 이제 지상의 생명에 젖줄이 되어준다.
봄바다, 동해바다에 가보자.
바람과 파도, 포말과 모래가 우리를 맞아주는 곳.
삶이 무겁고 지쳐 버거워질 때,
그곳 동해바다에서 온갖 번뇌 씻어내고,
얼굴 한번, 발끝 한번 바다에 담그고, 생명의 위로를 얻어보자.
사진/동영상= 홍헌표 기자
글= 최윤호 기자
최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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