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의 세부 유형에 따라 재발 가능성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방암 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하는 ‘HER2(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형) 단백질’ 저발현 그룹이 음성 그룹보다 유방암 재발률이 높다는 것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국윤원 교수,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이새별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유방암연구(Breast Cancer Research)’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3~2020년 두 병원을 찾은 유방암 환자 중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음성으로 분류된 229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유방암은 환자가 호르몬수용체를 지녔는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분류된다. 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 여부에 따라 양성, 음성으로 나뉘며, ‘HER2 단백질’ 발현 유무로 나뉜다. HER2 단백질은 유방암ㆍ췌장암 등에서 생성되며 암세포 증식을 일으킨다.
전체 유방암 환자 중 HER2 음성이 약 85%이며, 최근에는 음성 그룹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는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 HER2 음성 그룹 가운데 45~55%는 HER2 저발현 그룹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얼마전 새로 내놓은 유방암 항암 신약인 ‘항체-약물 접합체(ADC)가 이런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항암제다.
연구팀은 연구대상 집단을 HER2 저발현 그룹(1351명, 58.9%)과 HER2 음성 그룹(944명, 41.1%)으로 분류한 뒤 각각의 유전자 기반 재발 예측점수(RS)를 살폈다. 그 결과, HER2 음성 그룹 평균 재발점수는 17.802점, HER2 저발현 그룹 평균 재발점수는 18.503점으로 각각 나타나 HER2 저발현 그룹이 음성 그룹보다 더 큰 유방암 재발 확률을 지닌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HER2 음성 그룹의 고위험 RS 비율은 12.4% (944명 중 117명), HER2 저발현 그룹의 고위험 RS 비율은 17.0% (1351명 중 230명)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냈다.
연구를 주도한 안성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재발예측점수와 HER2 발현 정도의 상관관계를 살핀 가장 큰 규모 연구 중 하나로, HER2 발현 수준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접근을 위한 후속 연구의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