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의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A-BNCT)가 5년생존률 8.9%에 불과한 교모세포종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최근 임상 1상 결과가 나왔다. A-BNCT는 붕소 화합물을 체내 주입한 후 붕소를 섭취한 종양 세포에 중성자를 조사해 핵반응을 일으켜 종양 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최초로 4세대 ‘꿈의 암 치료기’로 알려진 A-BNCT의 임상 1상 결과를 지난달 24~28일 폴란드 크라쿠프(Kracow)에서 열린 '국제 BNCT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신경 상피 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교세포종의 42%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악성 뇌종양이다. 종양의 증식 속도가 빠르고 주변 뇌 조직으로 침투해 자라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렵다. 국내 교모세포종 환자의 5년생존율은 8.9%에 불과하다.

길병원에 따르면 A-BNCT는 치료 과정에서 정상 세포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아 이론상 완벽에 가까운 암 치료 방법이다. 악성 뇌종양이나 재발암 혹은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침윤성 암 등 난치암 치료가 가능하다.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A-BNCT) 치료 전후 사진. A-BNCT는 붕소 화합물을 체내 주입한 후 붕소를 섭취한 종양 세포에 중성자를 조사해 핵반응을 일으켜 종양 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가천대 길병원 제공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A-BNCT) 치료 전후 사진. A-BNCT는 붕소 화합물을 체내 주입한 후 붕소를 섭취한 종양 세포에 중성자를 조사해 핵반응을 일으켜 종양 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가천대 길병원 제공

수 차례 반복해야 하는 다른 방사선 치료와 달리 단 1회로 치료가 끝난다. 국내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다원메닥스 등과 공동 개발해 임상 시험 중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교모세포종 환자 6명을 대상으로 202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임상 1상을 진행했다. 6명 중 2명은 경과가 매우 좋고, 2명은 기존 치료와 비슷한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2명은 추적기간이 짧아 기존 치료와 비교가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병원은 임상 대상자들이 모두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임을 감안하면 치료 성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평가한다. 첫 번째 임상 환자는 18개월째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고 있고, 대부분의 환자가 기존 치료법에 비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는 “첫 번째 환자가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일 뿐 아니라 유효성 측면에서 기존 치료 대비 월등하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치료가 어려운 암 환자들을 위해 앞으로의 임상 과정도 내실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길병원은 올해 안에 임상 2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두경부암, 악성 뇌종양, 피부 흑색종 같은 난치암으로 적응증(사용범위)을 확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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