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세포가 있는 부위만 골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보라시데닙이 암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연구팀은 임상시험용 의약품 보라시데닙의 특정 악성 뇌종양(신경교종)에 대한 임상 3상 연구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질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이 약 2.5배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현재 표준치료로 쓰이는 ‘항암치료+방사선치료’ 병용요법은 신경학적 결손을 일으킬 수 있어 새로운 치료법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의 공동 책임저자인 티모시 클러게시 교수(신경종양학)는 “새 치료제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 우려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며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악성 뇌종양에 대한 표적항암제의 개발이 특히 어려웠으나 보라시데닙은 혈액-뇌 장벽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뇌종양 수술 외 다른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특정 뇌종양(잔류성 또는 재발성 IDH 돌연변이 2등급 신경교종) 환자 331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을 실시했다. 168명에게는 표적항암제 보라시데닙(하루 1회 40 mg)을 163명에게는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IDH(아이소시트르산 탈수소효소, Isocitrate dehydrogenase) 돌연변이 2등급 신경교종은 환자에게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고 일찍 숨지게 하는 악성 뇌종양이다.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치명적이며 30대에 많이 발생한다.
그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이 보라시데닙을 복용한 환자군은 27.7개월, 위약을 복용한 환자군은 11.1개월이었다. 보라시데닙은 악성 뇌종양의 진행을 16.6개월 늦췄고 환자의 사망 위험을 39% 수준으로 낮췄다. 다음 치료(항암치료+방사선치료)를 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개선해 환자의 사망 위험을 26%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은 보라시데닙을 복용한 환자의 22.8%, 위약을 복용한 환자의 13.5%에서 발생했으나 심각하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