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암과 각종 심혈관질환을 mRNA백신을 통해 예방하겠다고 최근 선언한 모더나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개발한 다국적 제약사 MSD(미국 머크)가 공동개발한 ‘암 백신’이 중간 임상에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로이터, 뉴욕대 의학저널 등에 따르면, 뉴욕대 의대와 부속 펄뮤터 암센에서 3~4기 흑색종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MSD와 모더나가 공동개발하는 암 백신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암 백신과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함께 처방한 환자의 78.6%에서 18개월 뒤 암세포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

뉴욕대 제프리 웨버 박사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mRNA백신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아래 사진). 이 연구결과를 보도하고 있는 nbc. / NYU, nbc 홈페이지
뉴욕대 제프리 웨버 박사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mRNA백신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아래 사진). 이 연구결과를 보도하고 있는 nbc. / NYU, nbc 홈페이지

10명 중 8명이 흑색종이 완치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임상은 암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무작위로 107명을 선정해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된 암 백신과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했다. 나머지는 키트루다만 맞았다. 같은 기간 키트루다만 맞은 환자의 62%에게서 암이 발견되지 않았다. 백신을 키트루다와 병용 투약했을 때 환자의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암 백신을 함께 투여했을 때 재발 위험도 현저히 낮아졌다. 임상 투여 2년 뒤 재발 여부를 확인하자 키트루다와 암 백신을 함께 맞은 22%는 암이 재발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키트루다만 처방받은 이들 중에선 40%가 재발 또는 사망했다.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된 암 백신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데 사용한 mRNA 기술이 쓰였다. 환자 1명 당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약 6~7주가 걸렸다. 

모더나와 MSD는 암 백신을 만들기 위해 환자 종양 자체를 DNA시퀀싱(염기서열 분석)해 고유 돌연변이를 찾은 다음, 면역세포가 이 돌연변이를 알아챌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항원의 백신을 설계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했다. 

뉴욕대의대 연구팀은 이 백신이 흑색종이 아닌 다른 암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봤다. 이번 임상을 주도한 제프리 웨버(Jeffrey Weber) 뉴욕대의대 교수는 “병원으로 돌아가, 수 백명의 임상 환자의 종양의 DNA를 염기서열 분석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모더나와 MSD는 내년 임상 3상에 돌입해 비소세포폐암을 포함한 다른 암에도 암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도할 계획이다. 

한편, 2030년 암 백신의 현실화를 추구하고 있는 모더나 최고의학책임자(CMO) 폴 버튼 박사는 최근 "모든 종류의 질병 영역에 대한 백신을 5년 안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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