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시설 차이로 인해 암 치료에서도 지방 환자들이 요양병원 선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어 더 많은 치료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가 최근 ‘암환자 의료기관 이용 및 의료비 부담 현황 파악과 실태조사 기획 연구’ 보고서(책임연구원 한규태)에서 건강보험환자의 암 질환 진료비 실태에 대해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건보공단의 표본코호트 DB 2.0(2002~2019년)을 활용 중증질환 산정특례 등록, 암 환자의 진단 후 상급종합,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 종별 이용 여부 및 방문 빈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갑상선 암을 제외한 5년차 누적 생존률은 폐암이 49.5%로 가장 낮았고, 대장암이 76%로 가장 높았으며, 암 진단 1년차 의료비는 최저 갑상선암 342만원에서 최고 위암 4388만원으로 암종별 격차가 존재했다.
또한 암종별 암환자의 거주지역별 첫 치료기관 지역의 일치율은 서울지역 거주자가 △백혈병 97.6% △위암 92.6% △갑상선암 92.3% △간암 92.0% △폐암 90.8% △대장암 90.4% 순으로 90% 이상의 수치를 보여 서울이 암 관련 자체충족률이 가장 높았다.
암종별‧거주지역별 요양병원 이용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위암 환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 환자 중 수도권인 서울‧경기에서 요양병원 이용률이 각각 6.3%, 5.9%였으며, 지방인 광역‧기타는 이용률이 10.4%, 8.6%로 확인됐다.
폐암의 경우 종합병원 환자 중 요양병원을 이용한 수도권 환자 서울‧경기 각각 15.3%, 13.8%, 지방 환자는 광역‧기타 각각 19.6%, 19.9%로 이용률이 약 20%에 달해 암 치료를 위해 종합병원을 먼저 찾은 환자 중 지역 거주 환자들은 수도권 환자 대비 높은 요양병원 이용률을 나타냈다.
문제는 요양병원 이용 여부에 따른 의료비 지출의 비교 결과, 요양병원 이용 암환자의 일인당 의료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점이다.
요양병원 미이용 환자는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1년차 이후 급격히 감소했지만, 요양병원 이용환자는 1년차와 유사한 의료비가 지속해서 발생했다.
특히 위암의 경우 요양병원 미이용 환자의 경우 1년차에 평균 670만원을 사용했으나 이후 의료비 지출이 2년차 110만원, 5년차에는 30만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요양병원 이용환자는 1년차 1370만원에서 2년차 1070만원, 5년차 730만원의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요양병원 이용 암환자의 전체 의료비 비율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요양병원 이용에 따른 의료비로 2~5년차로 넘어갈수록 그 비율이 높아졌다.
또한 다빈도 암종에 속하는 위와 대장‧폐‧간암의 진단연차별 진료비 규모의 변화는 대장과 폐암‧간암이 위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는 첫 치료기관이 수도권에 속할수록 더욱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을 암관련 정책 전문가들은 의료전달체계에서 지역병원 자원 불균형 문제로 보고 지역암센터 중심의 치료 역량 강화 및 관리체계 강화와 1, 2차 지방 의료기관의 치료병원으로 패스트트랙 구축, 지역암센터 중심의 지역 거점인 3차 의료기관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지방 환자들의 요양병원 이용이 많은 원인으로 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미충족, 회복‧요양을 위한 시설‧시스템 미비, 공급자 유인수요, 민간보험 이용을 꼽으며, 이로 인한 과도한 의료비 지출‧부담의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에 부정적 영향, 암 치료와 관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정보 확산 등을 우려했다.
이어 문제 개선을 위해 재가 의료서비스, 지역사회 암환자 관리서비스 강화, 지역 의료기관 병상 확보 등 암환자 관리를 위한 대안 서비스 개발 및 지원 강화를 제시했다.
이밖에 지역사회 돌봄 및 복지 서비스 강화와 요양병원의 관리감독‧실손보험 등 민간보험 정책 감독을 강화할 것을 제언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