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혈액 검사 한  번으로  주요 암 6종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신현구 박사(엑소퍼트 기술이사), 고려대 최병현 박사, 김현구 교수, 최연호 교수(왼쪽부터).
신현구 박사(엑소퍼트 기술이사), 고려대 최병현 박사, 김현구 교수, 최연호 교수(왼쪽부터).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최연호 교수,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와 엑소퍼트 공동연구팀은 한 번의 혈액 검사만으로도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 등 6종의 암을 동시에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은 초기 암의 존재를 확인할 뿐 아니라 암의 종류도 식별할 수 있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과 서울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한번의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6종의 암을 검진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가 실린 'Nature Communications'.
한번의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6종의 암을 검진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가 실린 'Nature Communications'.

암은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면 더 나은 치료 기회가 주어지고 생존률이 크게 향상되지만 암종별로 검사법이 서로 달라 검사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되며, 특정 암종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액체생검(Liquid biopsy) 기술을 활용해 혈액 속 엑소좀이라는 물질을 주목했다. 이는 몸속 종양세포의 분자정보를 간직한 상태로 혈액 속에 풍부하게 존재하여 차세대 암 바이오마커로 각광받고 있다.

3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암예방의 날'이다./게티이미지뱅크
3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암예방의 날'이다./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암종마다 별도의 방법으로 엑소좀을 검출할 필요 없이, 종합적인 엑소좀의 패턴 변화를 나노기술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한 번의 테스트만으로 6종 암에 대한 정보를 한 번에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혈액으로부터 엑소좀을 분리하고, 표면증강라만분광학 (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바이오센싱 기술을 통해 엑소좀의 분자구조 패턴을 대변할 수 있는 2만개 이상의 라만신호 데이터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6종의 암을 동시에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동시에 알고리즘 학습에 이용하지 않은 520명의 정상인 및 암환자의 엑소좀 정보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간암에 대해 97%의 정확도(ROC 커브의 AUC 기준)로 암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었으며, 90%의 민감도와 94%의 특이도를 달성했다. 또한 이 기술은 암의 존재 뿐 아니라 평균 90% 이상의 정확도로 암종의 종류까지 식별해낼 수 있었다.

간단한 혈액 검사 한  번으로  주요 암 6종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 unsplash
간단한 혈액 검사 한  번으로  주요 암 6종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 unsplash

고려대 최연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최근 암 진단 분야의 화두인 '다중암 조기발견(MCED; multi-cancer early detection)'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아직 암이 발견되지 않은 초기 암 환자를 더 빨리 치료 단계로 유도해 사망률 뿐 아니라 암 관리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김현구 교수는 "이 연구는 소량의 혈액에서 분리한 엑소좀이라는 물질을 분석하여, 다양한 암종 및 초기 암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며 "고비용의 방사선 영상 진단 방법과 비교하여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초기 암 진단을 통한 최적의 치료로 환자의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을 개발한 엑소퍼트의 신현구 박사는 "암종마다 추가적인 검출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종류의 암으로 진단 표적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엑소좀 분리용 시약부터 라만신호 검출용 의료장비까지 핵심기술에 대한 의료기기 신고를 완료하였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로 실제 진단검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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