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하루 2잔까지의 음주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전하면서 제시한 술과 알코올 양을 측정하는 표준척도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 CNN
CNN이 하루 2잔까지의 음주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전하면서 제시한 술과 알코올 양을 측정하는 표준척도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 CNN

한잔의 술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긴 하지만, 하루 한두 잔 정도의 술은 치매를 예방할 수도 있다는 한국인 대상의 연구가 나왔다. 이를 보도한 미국언론에 따르면, 이에 대해 한 치매 전문가는 "그렇다고 그것이 술을 마시라고 권고하라는 연구는 아니다"고 주의를 요청했다.

한국 차의과학대 (구미)차병원 연구팀이 400만 명 가까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한두 잔의 술은 치매 위험을 낮춰준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그러나 하루 음주량이 두 잔을 넘길 경우엔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이 논문은 미국 의학협회 저널 'JAMA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6일(현지시간) 실렸고 이를 CNN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하루 2잔까지의 술은 치매 위험을 줄이지만, 그보다 많아질 경우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JAMA Network Open'.
하루 2잔까지의 술은 치매 위험을 줄이지만, 그보다 많아질 경우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JAMA Network Open'.

연구팀은 40세 이상 한국인들에게  무료 건강검진 기회를 주는 한국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이 검진에는 음주, 흡연, 그리고 운동습관에 대한 설문이 포함돼 있다. 전체 대상자는 393만여 명이었다.

연구팀은 2009년과 2011년에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스스로 보고한 음주 수준에 따라 사람들을 분류했다. 하루에 15g 미만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경미한(mild) 음주자로 분류됐고, 15g~29.9g을 마시는 경우는 중등도(moderate) 음주자, 30g 이상 또는 하루 3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는 과도한(heavy) 음주자로 분류했다.

2009년과 2011년 사이에 음주량 변화 여부도 조사한 연구팀은 2018년의 의료 데이터와 비교해 조사 대상자 중 치매진단을 받은 사람을 추려냈다. 연구진은 연령, 성별, 흡연, 운동 수준 및 기타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조정했을 때 경미한 수준의 음주자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1%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중등도의 음주, 즉 하루에 두 잔 정도를 계속 마신다고 답한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17% 낮았다.

음주량이 증가하면 긍정적인 패턴이 지속되지 않았다. 하루 세잔 이상 과음한 사람은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8% 더 높았다. 반대로 과음하던 사람이 음주량을 중등도로 줄였을 경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을 위험은 12%, 감소했고, 모든 원인의 치매 위험은 8% 감소했다.

연구팀은 “경미한 수준의 음주가 치매나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다”면서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에 머물렀기에 어떠한 인과관계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가벼운 알코올 섭취에 대한 연구결과가 임상 권고사항으로 바로 전환될 수 없다"고 말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플로리다 신경퇴행성질환 연구소’의 알츠하이머 연구가 리처드 아이작슨 박사는 “이 연구는 약 400만 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잘 수행된 연구이긴 하지만 그 결과를 과도하게 해석해 당장 술 마시겠다고 나서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는 유방암과 다른 암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과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화기 문제, 심장 및 간 질환, 고혈압, 뇌졸중, 면역체계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하루에 맥주나 와인 한 잔만 마셔도 뇌의 전체 볼륨이 줄어들 수 있으며, 하루 음주량이 증가함에 따라 손상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이작슨 박사는 "사람들이 자신이 얼마나 많은 술을 마시는지 판단하는데 능숙하지 않다는 점과 중등도의 음주자도 주말에 폭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연구결과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면서 음주습관과 반응은 개인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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